지중해·일본식단 치매예방 효과있다

건국대 문연실 교수 “커피·생선·소량음주도 도움…서구식은 오히려 발병 위험”

지중해식·일본식·MIND·DASH 식단이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의 발병을 억제하는 반면 서구식 식단은 오히려 치매 발병을 부추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커피·우유·생선·하루 1잔의 음주는 치매 예방을 돕는 반면 2잔 이상의 음주는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가 10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먹거리와 치매 그리고 인지기능’을 주제로 발표한 건국대병원 문연실 신경과 교수는 “2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역학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사망률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중해식 식단은 과일·채소·통곡·빵·감자·닭고기 등 가금육·견과류·올리브 오일·생선(주 2회 이상)을 주로 먹고 적당량의 레드와인·저지방 우유를 즐기되 붉은 색 고기(적색육)는 되도록 적게(월 2∼3회 이내) 섭취하라고 권하는 식단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선 일본식 식단은 치매 예방에 이롭지만 한국의 전통 식단과 치매의 관계는 아직 연구된 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내과 의사인 일본 규슈대학 의학대학원 니노미야 토시하루 교수는 “일본 히사야마 지역 60세 이상 주민 1006명을 17년간(1988∼2005년) 추적 관찰한 결과 전통 일본식 식단(콩·채소·해조류·과일·감자·생선·계란)에 우유를 더한 개량 일본식 식단이 치매 위험을 34%나 낮췄다”고 설명했다.

일본 노인(75세 이상)의 하루 평균 우유 섭취량은 62g으로 한국 노인(65세 이상)의 18.4g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문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고혈압 예방·치료를 위해 만든 식사지침인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도 치매 예방에 이롭다”며 “DASH 식단을 잘 따른 124명의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 저하는 물론 뇌신경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DASH 식단은 과일·채소·통곡·저지방 우유 등 저지방 유제품·견과류를 많이 섭취하고 적색육과 나트륨·설탕이 든 음료를 적게 먹도록 권하는 식단이다.

치매 예방에 유익한 것으로 증명된 세계 4대 식단 가운데 가장 최근에 알려진 것은MIND(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식단이다.

문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을 섞은 것이 MIND 식단”이며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해 미국 러시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알츠하이머와 치매 저널’엔 MIND 식단을 어느 정도 지키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5%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매일 채소 2회, 블루베리·라즈베리 등 베리류 2회, 생선 1회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MIND 식단의 핵심 내용이다.

문 교수는 “적색육·가공육·정제된 곡물·사탕·디저트와 고칼로리가 특징인 서구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뇌에 쌓이게 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악화시켜 치매 발생률을 높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서구식 식단이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을 높인다는 것을 증명한 역학 연구는 아직 없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돕는 식품으론 커피·녹차·우유·생선·채소·과일·소량의 음주 등이 꼽혔다.

또 EPA·DH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 풍부한 생선을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은 생선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60% 가량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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