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로 2020년 매출 1조, 세계 1위 달성할 것”

2000억원 이상 투자…전 세계 ‘한국식 만두 식문화(K-Mandu Wave)’ 전파

CJ제일제당이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식문화 한류’를 이끌며 세계 만두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CJ제일제당은 20일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이노베이션 세미나’를 개최,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중 70%를 해외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글로벌 비전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했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장은 “‘비비고 만두’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3년간 한국과 미국, 중국에 2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며 브랜드와 R&D, 제조역량을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며 “지난해 ‘비비고 만두’로 국내 1위에 이어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및 해외 만두 시장에서 3300억원의 매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이런 성과를 토대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2020년 매출 1조로 세계 만두 1위를 달성해 ‘한국식 만두(K-Mandu)’ 열풍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2000억원 이상을 투자,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러시아와 독일, 베트남으로 확대해 대륙별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러시아 만두업체인 펠메니를 인수해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했고, 지난해 말 인수한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를 통해 ‘비비고 만두’와 동남아식 만두 짜조 등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 ‘비비고’ 한식반찬 OEM 업체인 마인프로스트에도 만두 설비를 투자해 최근 ‘비비고 만두’를 본격 출시했다. 미국 동부 지역에 세 번째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도 사업을 진출할 예정이다. 중국 내 ‘비비고 만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광저우 공장 규모를 3배로 늘리는 공사를 시작했고 올해 베이징 인근에 신규 공장을 짓고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가별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2020년까지 경쟁력을 갖춘 현지 업체를 인수해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펠메니(러시아), 짜조(베트남) 등 글로벌 현지 만두 제품과 외식형, 스낵형, 편의형 등 미래형 제품을 개발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한국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와 함께 국가별 식문화 특징을 반영한 현지화 제품으로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만두피가 얇고 고기와 야채가 많은 ‘한국식 만두’ 형태를 기본으로 하되 현지인이 선호하는 재료를 사용하거나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장은 “단순히 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R&D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해 식품 시장을 첨단 산업 분야로 키워 국가 미래성장 견인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이재현 회장의 사업보국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식 세계화 사업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만두 시장은 지난해 기준 5조7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대 성장하며 2020년에는 6조7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완차이페리, 삼전, 스니엔 등 중국 3개 업체와 일본 아지노모토에 이어 시장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시장규모가 가장 큰 중국 내수시장에만 집중하고 있고 아지노모토는 글로벌 진출을 꾀했지만 현지화 부족으로 해외 매출 성과는 미비한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이날 행사에서 ‘비비고 만두’를 한식의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익숙한 식문화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식문화는 그 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으로 접근이 쉽지 않지만, 밀가루를 반죽해 고기나 야채를 다져 만든 소를 넣고 빚은 만두 형태의 음식은 세계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비고 만두’는 현재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며 시장 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글로벌 비비고 만두 현황 및 성과]

‘값싼 인스턴트 제품’에서 ‘프리미엄 한국식 만두’로 국내 냉동만두 시장 변화 주도
‘비비고 만두’가 출시된 2013년만해도 냉동만두는 ‘만들기 귀찮아 사먹는 값싼 인스턴트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는 대표적인 카테고리 중 하나였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출시된 제품이 매출 1위와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식품업체의 만두 제품들은 맛이나 품질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차별화된 맛과 품질의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비비고 만두’를 선보였다. 글로벌 전략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3년 동안 마케팅 비용만 500억원 넘게 투자했다.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의 외형과 식감 등을 차별화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맛과 품질을 구현하는 제조역량을 확보하는 데에도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 결과 ‘비비고 만두’는 출시 3년 만인 지난해 연매출 1600억원을 달성, 시장점유율 1위(40% 이상)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홈술’ ‘야식’ 등 식문화와 연계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신규 수요 창출 및 시장 확대에 주력, 가격은 비싸지만 맛있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형성했다.
 
美‧中에 ‘한국식 만두(K-Mandu)’라는 새로운 식품 장르 창출, 글로벌 브랜드 도약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로 시장점유율 11.3%,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한국식 만두’의 특징인 얇고 쫄깃한 피에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재료로 만두소를 만드는 등 현지화 제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다. 특히 만두는 ‘육류와 채소 등의 재료를 밀가루로 만든 외피로 싸먹는 음식’으로 전세계 보편적인 식문화이기 때문에 ‘비비고 만두’는 ‘익숙한 형태의 새로운 맛’을 가진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비고 만두’가 미국 시장에서 1등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총 554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플러턴 공장과 뉴욕 브루클린 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1만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제품을 개발한 것도 주효했다. ‘비비고 만두’는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만두피가 얇고 채소가 많은 만두소를 강조하며 ‘건강식’으로 차별화 시켰다. 한입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성을 반영해 ‘치킨 만두’를 개발했다. 특유의 향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호오(好惡)가 엇갈리는 실란트로(고수)를 재료로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2012년부터 광동성 공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출시 초반에는 비싼 가격과 낯선 브랜드 등으로 소비자 공략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주력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생산하며 매출 70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230억원의 성과를 거두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만두피부터 만두소까지 신선하면서도 맛있고, 다양한 조리가 가능한 ‘한국식 만두’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를 출시하는 등 중국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비비고 만두 R&D 차별화 특징]

CJ제일제당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신념 하에 ‘비비고 왕교자’를 만들었다. 소비자들이 일반 만두 제품에서 느끼는 불만 중 하나는 씹히는 느낌이 덜하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직접 만두를 빚을 때에는 만두소를 칼로 일일이 다져서 만들지만, 냉동만두는 야채나 돼지고기 등 모든 재료를 갈아서 넣다 보니 맛 차이가 확연히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돈육을 갈다 보니 조직감이 사라지면서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았다는 평가였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담백하면서도 물리지 않는 만두’, ‘집에서 만든 만두처럼 씹는 느낌이 풍부한 만두’를 만들자는 방향성을 정했다. ‘느끼하면 안 된다’, ‘돈취(豚臭)가 있으면 안 된다’ 등 까다로운 내부 맛 테스트를 통과하는 시간만도 6개월 이상 걸렸다. 전국의 맛집은 다 돌아다니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만두는 다 먹어봤다. 결과적으로 기존 만두 제조공정을 과감히 포기했다.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던 관행을 버리고, 칼로 써는 공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돼지고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면서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려 씹었을 때 입안에서 가득 차는 풍부한 식감을 구현했다. 풍부한 원물감의 만두소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교자만두보다 크기를 훨씬 확대한 ‘왕교자’ 타입을 제형(劑形)했다. 한 개당 약 13g에 불과했던 기존 교자만두 대신 ‘비비고 왕교자’는 35g으로 탄생했다. 

납작한 일본식 교자만두 형태가 아니라 삼면의 각이 살아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미만두’(바다의 해삼 모양으로 만든 만두. 미는 해삼을 뜻함) 형태로 제형 해 크기를 늘리면서도 씹을 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했다. 물결 치듯 아름다운 만두피 주름으로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음식인 미만두의 고급스러움을 재현했다. 3000번 이상 반죽을 치대고 수분 동안의 진공반죽을 통해 쫄깃한 식감과 촉촉함을 살린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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