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나쁜 사랑)건강에 좋은 사랑, 나쁜 사랑

임재현 원장의 <영화속 의학이야기>

김아름 기자ar-ks486@bokuennews.com / 2017.10.24 11:09:53

프랑스 영화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분위기, 색감, 스토리 등 그들만의 유니크함이 있고, 그 중에 배우의 영향이 매우 큽니다. 예전의 알랭 들롱이나 까뜨리느 드뇌브에서부터 지금의 마리옹 꼬띠아르까지 당대를 주름잡는 배우들도 있지만, 숨은 매력이 있는 배우가 더 프랑스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샤를로뜨 갱스부르같은 배우들은 흔히 보는 할리우드 스타일의 미녀는 아니지만, 그녀만의 특유의 개성으로 전 세계의 프랑스 영화 팬들을 영화관으로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최근 개봉했던 <나쁜 사랑 (3 hearts)>는 그야말로 프랑스 적인 영화인데, 특히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섬세한 표정 연기는 자칫 무딜 뻔한 영화의 날을 세워줍니다. 영화 <나쁜 사랑>의 줄거리는 막장 같지만 멜로 스릴러라는 특이한 스타일입니다.

세무공무원인 마크(브누와 뽀엘부르드)는 리옹으로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열차를 놓치게 됩니다. 막차를 놓친 덕에 할 수없이 리옹에서 자고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카페에서 만난 실비(샤를로뜨 갱스부르)와 서로 첫눈에 반해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그다음 날 헤어지면서 약속을 합니다, 파리 튈르리 공원에서 금요일 6시에 만나기로. 하지만 연락처도 이름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미국으로 이사 가자는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은 실비입니다. 현실의 돌파구로 마크를 선택하고, 만나기로 한날 공원으로 나갑니다. 마크 역시 실비를 만나 가려는데, 일이 꼬여 약속 시간은 가까워지고, 흥분한 마크는 심장발작을 일으켜 결국은 공원에 늦게 가게 됩니다. 만나지 못한 마크와 실비는 상심한 채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운명의 장난으로 마크는 실비의 동생 소피(키아라 마스트로얀니)와 가까워지고, 그 둘은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식전에 마크는 소피의 언니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실비라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집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마크는 실비의 동생 소피와 결혼을 하고 평범한 일상을 꾸려갑니다.

하지만 미국에 있던 실비가 돌아오면서 그 둘은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그들의 삼각 관계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그 세 명의 과계를 알아챈 실비와 소피의 어머니(까뜨리느 드뇌브)의 얼굴은 점점 차가와지는데, 결국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영화<나쁜 사랑>-원제 Trois coeurs, 3 HEARTS , 2014-는 그 제목에서 말하듯 두 자매를 사랑한 남자, 그 삼각관계의 줄거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통속적 멜로 영화가 아닙니다.

윤리적 갈등과 터질 듯한 긴장, 마치 스릴러처럼 팽팽한 심리 묘사는 영화의 결말까지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캐스팅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고, 캐스팅이 얼마나 영화에서 중요한 것인가를 느끼게 하는 영화 <나쁜 사랑>입니다.

첫사랑에 빠졌던 순간을 기억하십니까? 평생 잊지 못하는 첫사랑의 기억, 그것은 아마도 고통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첫사랑은 아프다고 합니다. 왜 사랑이 아픈 걸까요? 사랑이 시작될 때, 우리 몸의 변화는 너무 격렬해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좋아하는 사람 가까이 가면, 얼굴은 붉어지고 가슴은 뛰기 시작합니다.

입은 바싹 마르고, 식은땀으로 손은 젖기 일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뻐근해집니다.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 있던 그 아픈 기억은, 첫사랑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되살아나곤 합니다.  

사랑의 감정으로 생기는 몸의 변화, 바로 교감 신경의 항진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으로 나뉘어, 서로의 길항 작용으로 생체 리듬이 만들어집니다. 교감 신경은 신체가 급격한 스트레스에 빠졌을 때 그것을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신경입니다.

격렬한 운동이나 긴장에 노출되면 교감 신경이 흥분되어 아드레날린이라고도 하는 에피네프린이 분비됩니다. 이것은 심장 박동을 증가시키고, 침을 마르게 하고, 위장관 운동을 억제하여 기능을 저하시킵니다.

결국 사랑은 우리 몸이 예기치 못한 스트레스에 빠지게 되는 것인데, 첫사랑과 비슷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바로 불륜입니다. 영화<나쁜 사랑>에서처럼, 와이프의 언니가 첫사랑이라면 어떨까요? 그리고 서로 계속 사랑하는 사이라면 정말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을 겁니다. 만약 심장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불륜에 빠진다면, 건강에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나쁜 사랑>의 마크처럼 협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급격한 교감 신경의 항진은 관상 동맥의 수축으로 이어져 심한 경우 심근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사로서 특히 이 영화에서 눈에 거슬렸던 것은 주인공들의 흡연입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흡연 시에 체내로 들어온 일산화탄소는 혈관수축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관상 동맥의 협착이 와있는 경우, 교감 신경의 항진과 흡연이 동반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랑 앞에서 피우는 담배는 독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상의 생물 중에서 교미 후에 생명을 다하는 수컷들이 있습니다. 인간도 그 중에 하나가 되지 않으려면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이, 사랑을 나누면서 흡연하는 것입니다.  

종족의 보존을 위해, 사랑하도록 만들어진 인간은 그 치명적인 위험을 감수하며 사랑에 목말라합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그런 사랑은 오래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격렬한 사랑의 파도는 휩쓸고 지나갈 뿐입니다. 불륜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시대, 파도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인생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사랑은 건강에 해로워 보입니다. 물론 나쁜 사랑일 경우입니다. 나의 관점에서 보는 사랑, 내가 원하는 사랑, 받기를 원하는 사랑은 몸에 해롭습니다. 그럼, 몸에 좋은 사랑은 어떤 것일 까요? 그것은 베푸는 사랑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사랑, 조건 없이 주는 사랑은 마음이 편합니다.

여러분 곁을 묵묵히 지키는 그 사람을 위해, 오늘은 어떤 사랑을 준비하셨습니까?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