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눌리면서 호흡곤란·가슴통증…재발률 50%나

[질병탐구/기흉]

흉벽· 흉막 손상으로 흉막강 속 공기 누출 원인

키 크고 마른 남성일수록 다발…10대 환자 34%

기흉은 폐를 둘러싼 ‘흉막강’ 안에 공기가 들어가는 증상을 말한다.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하게는 허파가 아닌 흉막강 안에 공기나 가스가 들어차는 질환이다.

기흉은 흉벽이 손상돼 외부 공기가 흉막강으로 들어가거나, 폐 쪽의 흉막이 손상을 입으면서 숨을 쉬면서 들어온 공기가 흉막강 안으로 누출되는 게 원인이다. 공기가 없어야 할 곳에 공기가 들어가면서 폐가 눌리고 찌부러져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호흡 곤란이나 가슴 통증 등을 겪는다.

기흉은 키가 크고 마른 체질의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는게 특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기흉으로 병원을 찾은 2만5487명 중 2만1723명이 남성이었다.

연령대별 수술환자 자료(2012)에서는 10대의 비율이 34.3%를 차지해 타 연령대보다 높은 구성비를 보였다. 기흉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청소년기 성장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웃자란’(키가 몸무게에 비해 지나치게 커 버려 연약한 느낌) 체형에게서 나타난다.

또 기흉의 재발률은 50%에 달해 한번 기흉을 겪은 환자는 이후에 또 기흉에 걸릴 위험이 크다.

◇원인

기흉이 생기는 원인은 정확하지 않다. 몸의 성장 속도에 폐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폐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나는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 기흉은 폐가 손상되면서 발생한 외상성 기흉과 외상없이 발생하는 자연성 기흉으로 구분된다.

자연성 기흉은 폐기종이나 폐결핵, 폐암 등이 원인인 이차성 자연기흉과 폐질환이 없는 건강한 이들에게 발생하는 일차성 자연기흉으로 구분된다. 기흉 환자들은 대부분 키가 크고 마른 체형으로 담배를 피우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일차성 자연성 기흉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은 남성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반면,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이차성 자연성 기흉은 폐 건강을 놓치기 시작한 60대 이후 노인들에게 주로 일어난다. 이전부터 폐의 병이 있는 사람에게 생기는 이차성 기흉은 결핵, 악성종양, 폐섬유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기종 등 폐에 질환을 앓고있는 경우가 그 원인이다.

외상성 기흉은 가슴을 다쳤을때 생기며 교통사고, 뾰족한 물건으로 찔린 상처로 인해 폐실질이 손상되어 생길 수 있다. 기타 원인으로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등 기계에 의한 긴장성 기흉이 유발 되기도 하며 여성의 경우 월경과 관련되어 기흉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흉통과 호흡곤란을 들 수 있다. 흉통은 대개 갑작스럽게 시작되며 24시간 정도가 지나면 사라진다.

일반적으로 기흉을 앓게 되면 숨을 크게 쉬기 어렵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명치 부위가 아프다고 느낀다. 일반인이 단순 가슴 통증과 기흉의 증상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가슴 통증이 오거나 숨을 잘 쉴 수 없을 때, 무작정 기흉을 의심하면 더 큰 공포감을 느껴 당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가슴 통증과 같이 기흉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당황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흉통의 양상은 사람들마다 호소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대게 ‘등쪽으로 담이 결린다’라고 하거나, ‘숨쉴 때 마다 가슴이 찌르는 듯이 아프다’라고 호소한다.

호흡곤란은 이미 앓고 있는 폐질환이 없는 젊은 환자에서는 그다지 심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기흉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호흡이 불편할 정도의 청색증을 동반한 호흡곤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소수의 환자에서 갑자기 눕거나, 누웠다가 갑자기 앉을 때 흉부에서 ‘덜컹’ 하면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기흉은 마른 체형의 30세 남성에게 가장 잘 나타난다. 입술이나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땀이 잘 나지 않는 사람, 소화기가 약하고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사람 등이 기흉이 잘 생긴다. 기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기를 건조하게 하는 난방기구나 에어컨은 피하고, 평소 자신의 체력을 잘 알고 무리한 신체활동은 피해야 한다.

▲정상인과 기흉환자의 폐 X-ray 사진 비교.

◇진단

기흉 환자의 가장 손쉽고 정확한 진단방법은 흉부 X-선 사진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흉부 X-선 사진을 촬영하면 손쉽게 기흉을 진단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의 진찰소견에 의한 진단으로는 병변부위의 타진상 공명과도(hyperresonance)소견을 보이거나, 청진상 호흡음의 감소로 강력히 의심을 할 수 있겠으나, 흉부 X-선 촬영을 해서 전문가의 판독으로 확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부 선택적인 기흉 환자에 있어서 수술적 치료의 필요성 여부를 확인하는 측면에서 흉부 전산화 폐단층촬영(HRCT)등을 시행해 진단 및 치료 방침의 설정에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검사가 모든 환자에서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전문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경과/합병증

처음 발생한 기흉을 관찰이나 흉관 삽입술만으로 치료한 경우 재발의 확률은 약 50%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2회에 걸쳐 재발한 경우에는 3회 이상 재발할 위험이 80-9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재발한 기흉 환자는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되겠고, 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에 있어서 추후 재발률은 5%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기흉 치료의 원칙은 일단 흉강 내에 폐에서 누출된 공기를 제거하여 폐의 재팽창을 유도한 후 흉강을 효과적으로 폐쇄시켜 재발을 막는 것이다. 기흉의 치료 방법으로는 환자의 상태 및 재발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 중 선택하거나 병합해서 치료를 하게 된다.

 치료 기간은 미리 예측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일주일 정도 치료 기간이 필요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자발성 기흉이라도 긴 치료 기간이 필요하기도 한다. 보편적으로 이차성 기흉의 치료 기간은 자발성 기흉보다 상당히 길고, 치료 방법의 선택에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어 전문가 선생님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의사항

높은 고도에서는 폐의 공기주머니가 쉽게 터질 수 있기 때문에 기흉 진단을 받았거나 재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장시간 비행기 여행 전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또 담배를 깊이 빨아 들이는 행위, 격렬한 운동 후 숨을 가쁘게 쉬는 행위 등은 복압 상승과 함께 흉부압을 올리고, 이런 압력은 얇은 흉막에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기포를 쉽게 터지게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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