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2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 의심해야

[질병탐구/결핵] 도움말-한서구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결핵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질병 중 하나다. 현재도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결핵균에 감염돼 있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34개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유병률, 사망률이 가장 높다. OECD 가입 이래 20년 넘게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결핵환자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80.2명으로 OECD 평균 12.24명의 약 7배에 달한다. 가장 낮은 아이슬란드(2.4명)에 비해서는 33.3배, 2위인 라트비아 41명에 비해서도 거의 2배 가까이 높다. 사망률 역시 5.1명으로 OECD 평균인 1.0명의 5.1배다. 여러 결핵약을 써도 듣지 않는 이른바 ‘수퍼결핵(다제내성 결핵)’ 환자 비율도 OECD 국가 중 단연 1위다.

지난 2016년 신규 결핵환자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76.8명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하긴 했지만, 소위 후진국 병으로 알려진 결핵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한 ‘결핵공화국’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3만5000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했다. 매일 100명이 결핵에 새로 감염되는 셈이다. 정부가 해마다 400억의 안팎의 예산을 투입해 결핵퇴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환자의 기침·재채기로 감염… 감염자 10%만 발병=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결핵은 전염성 있는 결핵 환자가 기침했을 때 공기 중에 떠도는 결핵균을 코·입 같은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폐까지 도달해 발생한다. 결핵 환자 1명이 100명의 사람을 만났다면 이 중 30명이 결핵균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우리 몸에 결핵균이 침입해도 모두 결핵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 감염 후 신체 면역력이나 저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해 발병하게 되는데,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90%는 평생 발병하지 않는다. 나머지 약 10% 중 절반 정도는 1~2년 내 증상이 나타나고 나머지 절반은 10년 이상 지난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기침 2주 이상 결핵 의심… 꾸준한 약물치료와 생활관리 중요= 결핵균은 우리 몸속에서 매우 천천히 증식하면서 신체 영양분을 소모시키고 조직과 장기를 파괴한다. 하지만 결핵 초기에는 기침 이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감기약을 복용하거나 방치한다. 그러나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결핵일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도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이나 호흡곤란, 가슴통증, 무력감 또는 피곤함, 미열·오한 등 발열,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일단 결핵이 감염됐다면 꾸준한 치료와 함께 전염을 줄이기 위한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결핵이 의심되면 기본적으로 흉부 X선 검사와 객담(가래) 결핵균 검사를 받는다.

결핵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약물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제를 규칙적으로, 정해진 기간 동안 복용하는 것이다. 결핵 치료제를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결핵균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수퍼결핵(다제내성결핵)’으로 악화돼 치료 성공률이 50~60%로 떨어져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치료기간 6~12개월… BCG 백신 접종으로 예방= 결핵의 치료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6개월에서 12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수퍼결핵은 치료 기간만 2년 가까이 소요되기도 한다.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핵균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BCG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BCG 백신을 접종 받으면 결핵 발병률이 약 5분의 1로 줄어든다. BCG 백신의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된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서구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은 전염병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환자와 접촉한 가족이나 주변인은 결핵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며 “전염력이 있는 결핵환자와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던 ‘밀접 접촉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보건소 등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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