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국가책임제 성과 미미… 부실실행 논란

김승희 의원 "건보공단 8만명 치매진료정보 불법사용"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11일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치매국가책임제는 문재인 정부의 1호 공약사업으로, 제도가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성과는 미비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2018년 1월 1일부터 신설된 ‘인지지원등급’에 따라 장기요양 수급 치매환자는 지난 1월 374명에서 8월말 기준 8581명으로, 무려 22배 급증했다.

한편, 건강보험 정책연구원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요양보험이 2016년 432억원의 첫 적자를 기록한 후 2017년 3293억원 적자를 내었으며, 올해도 8000억원에서 9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도입된 장기요양 ‘인지지원등급’신설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2년간(2016년~2017년) 환자의 개인정보 이용에 관한 동의도 없이 임의로 수집해 제도 안내문과 장기요양인정 신청서를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송대상은 최근 2년간(2016년~2017년) 장기요양보험 신청 후 떨어진 치매 진단 환자 4만 5898명과 치매투약 이력자 중 80세 이상 독거노인 3만 7977명으로 총 8만 3875명이나 된다.

한편 복지부에서 제시한 ‘2015년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의료기관 편’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직접적인 진료와 관계없는 내용을 문자나 우편으로 보내고자 한다면 환자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다.

복지부는 중증 치매환자들을 위해 공립요양병원 79개소에 시설 장비를 보강하여 치매 집중치료병동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후, 지난 2017년 추경으로 604억 8000만원(치매안심요양병원 기능보강사업)을 편성받았다.

해당 사업 집행에 대한 준비가 안 된 나머지 추경을 받아놓고도 당해연도에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하고 전액 이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집행에 대한 준비가 안 된 나머지, 지자체 수요조사를 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한 것이 원인이었다.

해당 사업에 대한 지침도 현실과 동떨어져 사업 집행이 힘든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업 지침에 따르면, 국비로 인지재활장비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작업치료사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현재 79개의 공립요양병원 중 재활의학 전문의가 있는 곳은 38개에 불과해 절반 이상의 공립요양병원에서는 인지재활장비 공급 신청도 불가능한 구조이다.

지난해 치매안심센터 205개소의 설치를 위해서도 1234억원의 추경 예산액을 편성받았다. 그러나 실집행률은 2.3%(35억 31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 8월말 기준 치매안심센터 개소율은 전국 256개 시군구 가운데 정식 개소한 치매안심센터는 58곳으로 약 2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018년 국가치매극복기술개발사업 수행과제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시적으로 운영되었던 ‘국가치매연구개발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이 연구책임자로 된 연구단이 해당 R&D사업 과제 수행 연구단으로 선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국가치매연구개발위원회’ 위원장은 당시 치매치료제 개발회사의 최대주주이자, 국비 45억원을 지원받아 개발한 ‘치매진단 기술’을 남편의 회사에 3억 1000만원에 기술이전하고, 위원장 취임 직후에는 그 회사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위원장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자 자진사퇴한 바 있다.

김승희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1호라는 미명하에 대책도 없이 추진하고 있는 치매 국가책임제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과 미래세대들을 위한 책임있는 자세로 구체적인 재정추계와 사업계획 추진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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