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지방흡입수술이 처음이 아닌 ‘재수술 환자’가 적잖다.
오늘 말하고 싶은 사람들은 ‘재수술을 고려하는 의료소비자’의 이야기다. 이들은 ‘다이어트 구력’이 화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섭렵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정석 다이어트에 이르기까지 안해 본 게 없을 정도다. 그러다가 죽어도 빠지지 않는 복부, 허벅지, 팔뚝 등의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 최후의 보루로 지방흡입을 택했다.
문제는 큰 기대를 갖고 나섰던 지방흡입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아 결국 다시 병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내원하는 의료소비자는 “다시 수술대에 누울 것을 고려하게 될 줄 몰랐다”고 입을 모은다. 저렴한 지방흡입 가격만 보고 병원을 선택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의료소비자도 종종 있다.
지방흡입수술은 과도하게 축적된 피하지방을 영구적으로 걷어내는 치료다. 흔히 한번 시술로 드라마틱한 사이즈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비만시술 끝판왕’으로 불린다. 최근, 지방흡입 수술 건수도 늘면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의료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방흡입 재수술은 크게 △사이즈 감소 효과가 미미하다고 여겨지거나 △시술 후 피부나 보디라인에 부정적인 변화가 생겼거나 △다시 살이 차오르는 경우 고려하게 된다.
우선 사이즈 감소 효과가 미미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은 두가지에 의해 나타난다. 집도의가 충분히 지방을 흡입하지 못했거나, 반대로 의료소비자가 지나치게 시술 효과를 기대했을 때다. 전자의 경우 추가시술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수술 전 면밀한 검진이 필수적이다. 지방흡입 전 초음파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사이즈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지 대략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후 대략적인 수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경우 추가적인 ‘리터치’가 들어갈 수 있다.
반대로 의료소비자의 기대치가 너무 큰 경우다. 다이어터 중에는 막연히 ‘지방흡입 후에는 무조건 44사이즈가 될 수 있을거야’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지방흡입은 마법이 아니다. 대용량 지방흡입을 시행했더라도 수술 당시의 체중과 지방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가령 77사이즈라면 66~55반 사이즈 정도로 줄어드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술 전 의료진의 면밀한 검진을 통해 미리 대략적인 결과를 고지받는 게 좋다.
최근 부작용으로 인한 재수술을 고려하는 의료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대체로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거나 함몰, 처짐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지방층을 균일하게 남겨야 매끈한 라인이 형성된다. 아직 수술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의사가 무리하게 지방을 흡입하려 할 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체로 진피층 가까이에 있는 지방까지 무리하게 흡입하려다 피부가 근육층 가까이 유착돼 주름지고 구겨져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유착은 서로 떨어져 있는 피부나 막 등에 염증이 생겨 서로 들러붙는 현상이다. 이후 지방흡입 재수술과 지방이식으로 일부 호전될 수 있지만 유착이 심하면 완전한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수술 이후 다시 살찌는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재수술을 고려한다. 간혹 ‘지방흡입만 받으면 다시 살이 찌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적잖다. 물론 지방흡입수술 당시의 체중만 잘 유지하면 사이즈 감소 효과는 영구적이다. 문제는 지방흡입 후 안일한 생각에 빠져 체중이 늘어난 경우, 해당 부위의 지방세포 크기가 늘어나 다시 수술받은 허벅지, 팔뚝, 복부가 통통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방흡입 후 보다 이상적인 몸매를 유지하려면 수술 후 회복기간을 거친 뒤 체중을 5~7% 감소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현상은 주로 복부 지방흡입을 받은 사람에서 흔하다. 복부비만은 피하지방뿐 아니라 내장지방까지 더해진다.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술로 제거할 수 없고,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이를 과도하게 만드는 만큼 지방흡입 후에도 윗배가 늘어날 수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지방흡입 재수술을 결정했다면 적어도 첫 수술 후 6개월이 지나야 한다. 이후 개인별 문제사항을 정확히 진단받고 지방분포, 주위 관절, 근육, 피부탄력 등을 파악하고 다시 디자인해야 3차, 4차 수술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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