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1500억원대 라면 소매시장 성장 ‘주춤’

건면·생면 활용한 ‘웰빙형 제품’으로 소비자에 어필

국내 라면시장이 다양한 먹거리 등장과 가정간편식 인기에 밀려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달라진 소비자 기호에 맞춰 라면업체들은 건면, 생면을 활용해 건강을 고려한 웰빙형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aT가 발표한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2018년 라면 소매시장 규모는 21476억원으로 201419129억원 대비 약 12.3% 매출 규모가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가정간편식의 확대로 라면을 대체하는 먹거리가 다양해지고, 배달앱 서비스를 통해 배달문화가 확대되면서 라면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라면 형태와 종류별 매출 현황을 보면, 봉지라면 62.4%, 용기라면 37.6%로 봉지라면의 비중이 더 높았으나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편의점 채널에서의 라면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용기라면 매출 비중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몇 년간 국물 없는 라면 신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비빔면과 짜장라면의 매출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짜장라면은 2015년 프리미엄 짜장라면의 인기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비빔면과 불닭볶음면도 꾸준히 제품을 리뉴얼해 출시하면서 매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

라면의 분기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날씨가 추운 1분기와 4분기에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계절성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름철 판매량이 높은 비빔면의 메뉴가 다양해지고, 국물이 없는 라면류가 인기를 끌면서 라면의 분기별 매출 격차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8년 매출액 기준으로 가장 높은 판매 점유율을 보인 채널은 편의점(25.6%)이며, 그 뒤로 할인점(24.8%), 독립슈퍼(18.8%), 체인슈퍼(17.9%) 등의 순이다. 할인점은 2017년도까지 가장 높은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2018년도에는 편의점이 할인점을 추월했다.

편의점의 매출액은 20164711억원 대비 20185497억원으로 약 16.7%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로 제품을 소량 구매하는 경향이 증가했고, 높은 접근성으로 편의점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2018년도와 2019년도 3분기 제조사 매출액은 농심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오뚜기, 삼양, 팔도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농심 신라면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오뚜기 진라면, 농심 짜파게티, 삼양 불닭볶음면, 농심 육개장 순으로 점유율을 차지했다.

농심 짜파게티와 삼양 불닭볶음면은 2018년 대비 2019년에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재료를 조합해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먹는 문화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불닭볶음면, 짜파게티 등의 국물 없는 비빔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라면은 고열량 제품이라는 인식을 깨고, 최근에는 건강과 맛을 함께 고려한 라면들이 출시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기름에 튀기지 않은 신라면 건면을 출시했으며, 기존 유탕 처리된 라면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담백해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풀무원은 자체 건면 브랜드인 생면식감을 통해 생면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출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식품업계에 부는 마라 열풍을 반영한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출시했다.

또 최근 늘어나고 있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오뚜기는 10가지 채소를 사용해 만든 채소라면 채황을 출시했다. ‘채황은 영국 비건 협회인 비건 소사이어티인증을 받아 비건 제품으로 등록됐다.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라면은 건강뿐만 아니라 맛도 고려한 점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고 있다.

가정간편식과 배달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라면 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집밥을 컨셉으로 해 끼니를 대충 때우기 위한 간편식이라는 기존의 라면 이미지에서 든든한 한 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11집밥감성 고추장찌개면을 출시했으며, 오뚜기는 북엇국 라면을 출시했다. ·찌개와의 조합을 시도한 라면 HMR 제품들은 집 밥 메뉴를 간편하고 다양하게 즐기고 싶어 하는 1인 가구, 소가족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원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