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료소비자들은 지방흡입이 살을 빼주는 마법이 아닌, 체형교정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이렇다보니 체중감량 후에도 개선하기 어려운 허벅지·복부·팔뚝 등 부분비만을 교정하기 위해 수술을 결심하는 다이어터가 많다.
국내서 지방흡입수술의 수요와 수술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정확한 통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5년 전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ISAP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구 77명당 1명이 성형수술을 받았고, 이 중 지방흡입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유추된다.
의료소비자 중에서도 몸매 관리에 가장 관심이 많은 연령대는 아무래도 20~30대 젊은 여성이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술 부위는 ‘허벅지’다.
젊은 여성에서 하체비만이 흔한 것은 에스트로겐의 영향 탓이다. 에스트로겐은 자궁을 보호하도록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중심으로 체지방 형성을 유도한다. 또 해당 부위의 지방분해 활동을 더디게 만든다. 허벅지가 통통해지기 쉬운 이유다. 이밖에 오래 앉거나 서 있는 습관,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형 문제 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때 지방흡입은 좋은 선택지가 된다. 우선, 의학적 도움 없이 특정 부위만 타깃으로 살을 뺄 수 있는 마법은 없다. 체중을 줄이면 몸 전반의 부피가 작아지지만, 허벅지 둘레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든다는 보장은 없다. 규칙적인 운동과 양질의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줄인 뒤에도 허벅지 사이즈 변화가 없다면 지방흡입으로 아예 지방세포를 제거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방흡입은 말 그대로 피부 밑 지방층만을 타깃으로 체외로 영구히 배출시키는 체형교정수술이다.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세포가 사라지며 자연스럽게 수술한 부위의 사이즈가 줄어든다. 수술 직후 가시적인 변화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단 지방흡입의 원리가 간단하다고 해서 무분별한 수술에 나서면 안 된다. 지방을 무조건 많이 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수술한 부위의 라인을 얼마나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다듬느냐는 집도의의 ‘실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무리하게 지방흡입수술을 받은 뒤 재수술을 고민하며 내원하는 의료소비자도 적잖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허벅지 지방흡입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가 ‘바나나폴드 생성’이다.
이는 허벅지 뒤 엉덩이 바로 밑 주름이 두 겹으로 겹치는 현상이다. 바나나폴드는 엉덩이를 처져 보이게 만들고, 노화가 느껴지도록 하며, 허벅지라인도 울퉁불퉁하게 만든다. 허벅지가 가늘어졌더라도 이같은 바나나폴드는 시각적으로 악영향을 준다. 비키니를 입고 싶어 허벅지 지방흡입을 받았는데, 정작 입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는 것이다.
엉덩이 바로 밑 지방을 제대로 흡입하지 않아 생긴 바나나폴드는 지방흡입으로 재교정하거나, 과도한 흡입으로 볼륨이 적고 주름이 깊어져 생긴 바나나폴드는 지방이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이같은 현상이 한쪽 다리에만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하려면 의료진의 임상경험이 풍부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면밀한 상담을 통해 지방을 어느 정도 흡입하고 남길지 상세한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엉덩이와 허벅지는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단순히 허벅지가 굵다고 해서 허벅지만 가늘게 만들면 엉덩이와 연결부가 어색해지고 조화가 깨지는 등 미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질 우려가 높다.
굵은 허벅지가 고민이라고 해서 무조건 허벅지 특정 부위만의 지방을 제거하기보다, 엉덩이 라인과 전반적으로 이어지는 부위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게 관건이다. 실제로 허벅지 지방흡입 후 엉덩이와 허벅지 균형이 깨져 재수술하는 경우 많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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