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재도약 발판으로… 제도적 보완책 마련해야

[창간 54주년 기획2 / 보건산업 新성장동력] 맞춤형화장품 본격 시행

아모레퍼시픽 발 빠른 시장 진입
LG생활건강도 판매업 신고 마쳐
투자비 대비 수익성 아직 미지수
높은가격·부작용 문제 해결과제로


올해 3월부터 국내에서 맞춤형화장품 제도가 시행됐다. 정부가 정체된 국내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추진했던 제도다. 제도 시행 전인 지난 2월 22일 개최한 ‘제1회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9000명 가까운 응시자가 몰렸고 그중 2928명이 합격했다.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에 대한 관심은 향후 맞춤형화장품 시장이 확대되면 더욱 증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맞춤형화장품이란 개인별 피부진단 결과에 따라 화장품의 내용물에 색소, 향료 등의 원료를 혼합하거나 소분하는 것을 말한다. 맞춤형화장품 판매 업소는 매장 내에 조제 관리사를 두고 제품을 혼합·소분해 판매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무엇보다 내 피부에 꼭 맞는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며 아토피, 여드름 등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맞춤형화장품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로 약 5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은 이미 맞춤형화장품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거나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의 고기능성 브랜드 아이오페는 지난달 초 피부 유전자 분석과 맞춤형 3D 마스크 등 혁신적인 서비스 체험이 가능한 명동 ‘아이오페 랩(IOPE LAB)’을 리뉴얼 오픈했다.

명동 아이오페 랩은 피부 유전자 분석과 맞춤형 3D 마스크 등 혁신적인 서비스 체험이 가능한 피부미래 연구공간이자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개인 피부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프리미엄 매장이다. 고객의 피부를 분석하고 피부 측정과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 준다.

이곳에서는 아이오페의 제품 테스트와 구매는 물론이고 맞춤형 3D 마스크나 세럼 제조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피부미래 연구 공간인 '스킨 사이언스 랩'을 갖추고 있어 첨단 피부 측정과 유전자 분석을 통한 상담도 가능하다.

아이오페 랩은 2014년 개장한 이래 지금까지 피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며 축적된 5000명 이상의 고객 피부 데이터와 고객의 요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피부 솔루션을 연구해왔다. 2016년부터는 보다 정밀한 피부 연구를 위해 피부 유전자 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700여명의 피부 유전자 지표를 조사해 피부미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이 지난달 28일 맞춤형화장품 판매소인 아이오페랩을 방문해 맞춤형화장품을 체험해보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맞춤형 화장품 시범사업을 진행해 온 LG생활건강도 최근 맞춤형화장품 판매업 신고를 마치고 관련 사업을 신중하게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 확보 등 맞춤형화장품 대중화를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발 맞춰 일찌감치 맞춤형화장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업체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이들은 정부가 K-뷰티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한 맞춤형화장품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려면 판매업 신고를 하고 조제관리사를 배치해야 하는데 중소 업체들의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아예 사업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 개발이나 추가 설비를 위한 비용 확보에 더해 조제관리사 배치나 위생관리를 위한 냉장시설도 필수고, 또 이를 위해서 충분한 매장 공간도 필요하다. 투자비에 따른 수익 여부도 검증되지 않은 단계로 아직까진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해 리스크도 클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혼란이 클 수밖에 없고 제도 정착까지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데, 중소업체의 경우 이를 감당할 여력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1:1 소량생산에 따른 높은 가격과 피부진단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긴 시간은 여전히 부담이다. 여러 피부 타입에 따른 적절하고 다양한 제품생산에도 아직은 한계가 있다. 여기에 맞춤형화장품 사용에 따른 부작용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편 식약처가 지난달 28일 개최한 '2020 화장품업계 간담회'에서는 맞춤형화장품 시대 K-뷰티 新성장동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의경 처장을 비롯해 화장품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CEO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는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맞춤형 화장품 제도와 조제관리사 운영을 시작으로 코로나19로 침체된 화장품 산업의 성장을 고민하고 글로벌 규제 지원, 신소재 개발과 수출 제고 등 정책방향과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의경 처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맞춤형화장품 제도를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규제조화 지원을 통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더불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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