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봐도 날씬해 보이는 사람이 ‘다이어트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하면 이를 듣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체 뺄 곳이 어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인다.
필자를 찾는 의료소비자 중에도 이같은 케이스가 적잖다. 적정체중을 유지하며, 체질량지수 역시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비만클리닉을 찾는 것은 결국 ‘체형’을 개선하려는 의지 때문이다.
아무리 몸무게가 정상 범위 안에 들어 있더라도, 각자 타고난 체형에 따라 부분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 꿈의 몸무게인 47kg을 유지하더라도 허벅지 둘레가 굵을 수 있고, 팔뚝 둘레가 35cm 이상으로 굵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체형은 타고난 요소에 따라 달라지는데, 간단히 상체비만형과 하체비만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다리는 날씬하지만 상대적으로 상체에 지방이 많은 상체비만형은 배나 등, 팔 부위에 지방이 많은 게 특징이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흔하며, 특히 야근·회식이 잦은 직장인 남성에서 두드러진다. 여성은 갱년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며 이같은 체형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
단 복부비만은 단순 외모 문제뿐 아니라 건강에 치명적인 만큼 뱃살관리부터 나서야 한다. 특히 장기 사이에 낀 내장지방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는 하루 30분 정도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식단조절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하체비만형은 상체비만과 반대로 하체에 지방이 집중된 체형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흔하다. 이는 여성호르몬의 영향도 있다. 여성호르몬은 가임력을 높이고 임신 후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허벅지, 아랫배, 엉덩이 등으로 지방을 축적하려는 성질을 보인다. 상체는 바짝 말랐지만, 하체가 날씬한 상체와 밸런스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하체비만은 생활습관과도 연관이 깊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경우 하체에 지방이 많이 쌓일수 있다. 이런 경우 스트레칭과 산책·따뜻한 수분섭취 등이 도움이 된다. 부종이 심하면 하체비만이 두드러지는 만큼 저염식 식단이 유리하다.
간혹 하체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근력운동을 피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근육이 커지면 다리가 더 굵어질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육운동은 오히려 길고 가느다란 라인을 만들고 기초대사량 역시 높일 수 있어 피할 이유가 없다.
타고난 체형은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드라마틱하게 개선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럴 경우 의학의 힘을 빌리는 게 스트레스를 더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위가 명확하다면 지방흡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민 부위만을 타깃으로 해당 부위의 지방세포를 직접 추출·제거하는 만큼, 드라마틱한 체형 교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지방흡입은 체형, 고민부위의 둘레, 지방과 근육의 비율 등에 따라 섬세한 계획을 세우는 전략적인 치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다수 의료소비자는 수술에 앞서 단순 지방 흡입량이나 수술비용을 우선시하는데, 이는 무분별한 수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하체 지방흡입을 고려할 경우, 종아리와 허벅지의 라인을 고려해 불필요한 지방만을 제거하는 동시에 적당량의 지방은 남겨 피부 탄력과 각선미를 살려야 한다. 이를 무시한 채 무조건 지방흡입량만을 우선시할 경우 수술 후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거나, 유착현상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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