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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주간 63.5시간 근무, 월간 16일 당직대기, 과반이 넘는 번 아웃

임중선 기자jslim1971@bokuennews.com / 2020.09.15 08:32:34

의료계 파업과정에서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던 정부와 의료계 모두 대표적 ‘기피과’로 언급하던 흉부심장혈관외과(흉부외과)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 조사 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조사결과를 통해 소위 기피과라고 불리면서도 필수의료 분야를 지켜온 흉부외과의 현 상황이 매우 심각하며 흉부외과 의료진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위기라는 것이 확인됐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이상장 김웅한, 회장 김진국) 지난 2019년 11월18일에서 12월1일까지 조사기관(한국갤럽)에 의뢰해 흉부외과전문의들의 근무현황과 행태를 조사했다. 조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총 385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조사결과, 흉부외과 전문의의 근무 시간, 근무 조건 등 제반 사항과 업무 강도 등의 위기상황이 정부와 의료계에서 논의하던 피상적 상황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인 상태인 것이 구체적 데이터를 통해 최초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 385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참여한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구성은 남성의 비율이 98.2%, 40대 50대가 70.6%를 차지하고 있었다. 근무 병원 유형 별로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근무자가 전체의 84.9%를 차지하며 의원 개원을 한 경우는 10.6%였다. 조사대상 중 근무 병원 내 흉부외과 전문의 수는 1~4명으로 이루어진 중소규모 흉부외과가 소속 전문의가 48.3%였다. 

전공의가 없는 흉부외과의 위기도 구체적 수치로 드러났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소속 조사 대상 전문의 소속 병원에 전공의가 1명이거나 없는 경우가 무려 61.1%에 달해 흉부외과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공별로는 폐 식도를 수술하는 일반 흉부파트가 50.5%, 성인심장파트가 35.8%, 혈관파트는 16.2%, 소아심장 파트는 7.3% 외상이나 응급을 담당하는 전문의는 7.3%였다..

흉부외과 전문의의 근무 상황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더 열악했다. 상급 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327명의 전문의를 조사한 결과 평일 기준 1일 근무시간은 평균 12.7시간으로 평일 기준 1주간 평균 63.5시간을 일하는 것이 확인됐다. 

7%의 전문의의 경우 매일 16시간 이상을 일하고 있었다. 권고 노동시간인 일일 8시간을 넘겨 일하는 근무일수는 주간 평일 5일 기준 4.6일로 거의 매일 초과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와는 별도로 대부분의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주말 중 하루는 출근하여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돼, 사실상 주 5일제 근무가 흉부외과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개월 평균 당직 일수는(계획된 병원 내 밤샘 근무, 다음날 휴식 없음) 평균 5.1일로 주당 하루나 이틀은 병원에서 밤샘 근무를 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출근 대기 및 응급으로 인한 병원 외의 대기 근무(온 콜)를 해야 하는 경우는 한 달에 10.8일로 조사됐다. 

결론적으로 평균적인 흉부외과 전문의는 한 달에 16일가량을 개인생활 없이 야간대기 또는 병원 내 밤샘 근무를 하는 살인적인 근무를 하는 것이 확인됐다. 
 
파업 기간 동안 논란되었던 서울 경기 권과 지역 간의 근무 조건 차이는 이번 조사 중 당직 근무 일수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흉부외과 전문의 1개월 평균 당직근무 일수가 서울의 경우 3.5일, 경기 권의 경우 5.5일로, 그 외의 지역의 경우는 무려 6.1일의 평균 당직 일수가 조사됐다. 

이런 차이는 소속 흉부외과의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4명, 5~9명으로 이루어진 중소 규모의 흉부외과의 경우 소속 전문의가 6.5, 5.5일의 월간 당직을 수행하고 있는 반면 10명이상의 흉부외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의 경우 3.5일이하의 당직일 수를 보여, 일각의 주장처럼 흉부외과 전문의의 취업의 확대로 소속과의 규모가 일정수준에 도달할 경우 흉부외과 환경 개선이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공의 특별법 시행 이후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공의 특별법 이후 전문의들의 근무시간의 변화, 당직일 수 등의 변화가 53.2%, 36.4% 증가되고 있으며, 48.9%, 42.2%로 근무시간이나 당직일수가 더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흉부외과 전문의의 근무환경은 악화가 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흉부외과 전문의의 79.0%가 환자 또는 보호자로부터 폭언 또는 폭행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흉부외과 의료진 보호 대책 역시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대상자에는 상대적으로 당직이나 응급이 적은 것은 알려진 폐 식도를 수술 치료하는 일반 흉부파트가 50% 넘게 포함돼 있어, 응급과 당직이 많은 성인심장, 소아심장, 혈관 외상분야의 실제 업무시간은 조사결과를 훨씬 더 상회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었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에크모 등의 업무가 가중된 최근의 흉부외과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 상태로 보인다. 

업무 강도를 묻는 조사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조사 참여한 흉부외과 전문의 업무강도의 향후 감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60.6%가 더 이상은 업무 감당이 힘들다고 응답해 충격을 주었다. 

대부분의 흉부외과 전문의가(80.4%) 업무의 강도가 높다고 말하고 있으며(100점 평균 78.9점), 특히 21.1%는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정도라는 강한 부정적 답변을 남겼다. 

16.8%가 이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경우도 9.2%로 확인돼 흉부외과의 위기상황이 한계를 넘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업무 강도 과중 현상은 서울 경기 지역의 대학 발령 전문의 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 업무강도가 과중하다는 응답 비율이 87.9%에 달했다. 이는 지방 흉부외과에서 벌어지고 있는 흉부외과 중환자의 수도권 쏠림현상 등으로 인한 수도권 지역의 환자 과 밀집 현상 등의 영향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반면, 업무대비 보상의 적절성에 대하여는 67.9%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거의 과반수에 이르는 44.3%는 현재의 업무 대비 보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5점 척도로(부정이 5점) 보상의 적절여부를 질의했을 때 평균 4.1점으로 보상의 적절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특히 현재 지급되는 흉부외과 지원금이 강제 규정 미비로 대부분 흉부외과에 지원되지 못하고 병원이나 타과에 투자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강제 규정이 마련되지 못하는 원인을 밝히고 이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으며, 형편없이 낮은 당직비, 온 콜 수당이 없음, 낮은 수가로 인한 악순환 등을 지적했다. 

조사 대상의 상급종합 병원, 종합병원 소속의 흉부외과 전문의 51.7%가 번 아웃 상태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였다. 특히 이런 번 아웃 현상은 전문의 자격 후 6~10년 이하의 전문의에서 아주 높은 비율로(66.1%) 확인되었다. 

특히 이로 인한 환자의 안전이 걱정이 된다고 응답한 전문의가 전체의 93.9%가 되었으며 48.6%는 번 아웃으로 인한 환자에게 위해가 되거나 위해가 될 뻔한 상황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이런 흉부외과의 위기가 의료진 개인을 넘어 환자에게 피해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기술한 이러한 번 아웃 사례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반복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 사례로는 36시간 이상 연속 근무 후 체력 고갈 상태에서의 응급 수술, 밤샘 수술 후의 외래 진료, 응급 수술 후 새로운 환자 발생시의 위급 사항 발생, 과도 한 업무로 인하여(응급 수술, 당직) 예정된 수술의 연기 등이 제시됐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의 들은 이런 번 아웃 현상의 원인은 체력 고갈, 과도한 업무, 대처능력 저하가 그 원인이라고 꼽았으며, 흉부외과 전체의 번 아웃으로 인한 환자와 우리사회에 미칠 위해를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효과적이며 명확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을 모았다. 

근무 환경과 고된 업무 등 때문에 흉부외과 전문의의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10점 척도를 기준으로 ‘개인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4.4점,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4.6점, ‘사회인으로서 주변의 존중/존경을 받는 정도로부터 오는 만족도’ 5.4점,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성취나 의료행위관련 만족도’는 5.5점으로 모두 상당히 낮아 업무 환경이나 의료 구조 등에서 비롯된 문제가 최강의 상황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흉부외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결과 매우 만족한다고 답하는 경우는 37.0%에 불과했으며 가족 구성원으로의 삶에 대해 응답자의 50.5%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해 가정을 희생하며 환자와 병원에 몰두하는 흉부외과 전문의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반면에 흉부외과 전문의로서의 만족도와 명예에 대한 만족감과 자존감은 매우 높아 흉부외과 전문의로의 만족도는 52.3%를 보였고 주변의 존중 존경에 대한 만족도는 49.5%로 거의 과반의 전문의가 흉부외과의 자부심과 명예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만족감이나 자존감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경제적 보상, 업무강도와 근무환경, 불안한 미래, 개인시간의 부재와 가족과의 단절로 인하여, 66%의 흅부외과 전문의가 흉부외과의 길을 후회한적이 있다고 응답 하였으며 74%가 흉부외과를 후배나 자녀에게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현재 기피과로 명명된 흉부외과의 열악한 근무 환경, 부족한 보상, 번 아웃 직전의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왜 모두 지원을 기피하는 과가 되었는지도 명확히 알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제안한 단기 계획은 과도 업무 시간과 적은 보상, 번 아웃 직전의 상황을 타개할 흉부외과 전문의에 대한 긴급한 직접적 지원(인적, 물적 지원과 의료환경의 안정화를 위한 대대적 보안)과 현재 불합리하게 집행되고 있는 흉부외과 지원금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제도의 변화(강제규정 마련), 흉부외과 현황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를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도 흉부외과 생태계 개선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안하였던 의대생 증원으로 흉부외과지원자를 늘릴 수 없음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의대생 증원을 통한 낙수 효과를 통해 흉부외과 지원자의 증원하자는 주장은, 현재 흉부외과 지원자가 지원자/의대졸업생 비율로 1000명당 5~10명임을 감안할 때, 연간 400명 증원 시 낙수 효과로 나타나는 흉부외과 지원자 증가분은 연간 2명 미만으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다른 장기 지원책으로 알려진 의무적 흉부외과 육성책 또한 장기대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10년 내외의 짧은 의무 복무 제도하에서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전문가 양성은 불가능하며, 오히려 현재 흉부외과의 명맥을 이어주고 있는 자발적 지원자를 역으로 감소시킬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의 의견이며 흉부외과 전문의 양성방안에 대한 논의를 교육기관이 학회와 함께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현재 가장 필요한 장기적인 지원은, 흉부외과를 기간산업과 같은 국가의 필수적 의료로 선정하여 국가적 대규모 투자, 수가의 현실화를 통한 전문 의료공급 확대, 흉부외과 분야의 연구지원, 흉부외과 특별법 등의 일차 과정과, 이를 통한, 흉부외과 전문의 자원 활용도 확장, 경쟁력 강화를 유도한다면 필수 의료로써 흉부외과 안정화가 이루어 질것으로 학회는 판단했다.

흉부외과 관계자는 “지금이 흉부외과에 대한 긴급하고 명확한 조사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고 개선이 가능한 마지막 시점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정부와 의료계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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