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신장실 4곳 중 1곳, 투석전문의 없다"

신장학회, "투석전문의제도와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등 전문성 강화해야"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인공신장실 4곳 중 1곳에 투석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조사돼 전문성 강화가 요구된다.

대한신장학회(이하 학회) 양철우 이사장은(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는 "우리나라가 선진 의료를 표방하지만, 아직도 기본적인 진료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특히 투석치료와 같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진료에 대하여 자격기준을 명확히 해야 안전한 의료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공신장실에 투석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 비율은 평균 75%로 인공신장실 4곳 중 1곳은 투석전문의가 없다.

의료기관별로 보면 병원과 요양병원의 투석전문의료진비율은 각각 52.3%와 39.7%로 평균치보다 현저히 낮은 상황. 결국, 전문성이 결여된 진료에 대한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 등 집단 감염이 인공신장실에 발생함에 따라 인공신장실 의사에 대한 전문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상황.

이미 외국에서는 자격 요건을 갖춘 신장전문의만이 인공신장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내과 또는 소아과 전문의로서 12개월 이상 인공신장실에서의 임상경험이 있어야 하며, 독일과 홍콩에서는 신장전문의만 투석 처방 또는 인공신장실 운영이 가능하고, 싱가포르에서는 의협에 등록된 신장전문의로서 1년 이상의 투석실 진료 경험이 있어야 한다.

대만과 일본에서는 투석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투석학회에서 주관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투석전문의와 인공신장실관리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한 이유는 투석에 대한 이해와 합병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수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양 이사장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신장실에 필요한 전문인력에 관한 자격기준이 없다. 이에 학회에서는 투석전문의 제도와 인공신장실 인증평가를 시행하고 있다"며 "투석전문의는 신장학 분야에서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고 투석 환자에 대한 임상경험을 쌓은 의사에게 부여하며 일정 교육을 수료해야 갱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학회에서는 인공신장실 인증평가를 통해 현장에서 근무하는 투석전문의 여부와 진료내역까지 확인함으로써 안전하고 효과적인 투석치료가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학회의 활동으로 9월 기준으로 1,311명의 투석전문의가 혈액투석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267개의 기관이 인증평가를 통과했다.

학회 이영기 투석이사(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는 "학회에서 시행하는 투석전문의제도와 인공신장실 인증사업을 통하여 인공신장실에 근무하는 의사의 자격기준을 제시하고 투석치료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