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점수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탓에 많은 수험생이 지쳐있을 때다. 더군다나 올해 수능은 코로나라는 변수까지 추가돼 여느 때보다 불안과 초조함이 극에 달한 상태. 최상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남은 한 달간 컨디션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수 현아가 앓고 있다고 밝혀 이목을 모았던 '미주신경성 실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0만21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하루 6시간 미만 수면하는 고등학생이 42.8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생 2.67%, 중학생 13.66%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반면 주 3일 이상 운동 실천율은 고등학생 22.46%, 중학생 35.08%, 초등학생 58.6%로 고등학생의 신체활동이 가장 적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는 각종 정보와 스트레스, 노폐물을 처리하는 재정비 작업을 거친다. 수면 시간이 부족할 경우 교감 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는 등 여러 신체 변화가 일어나며 다음 날 기억력, 학습 능력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어지럼증, 만성피로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매일 6시간 이상 충분히 숙면하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커피나 에너지드링크를 과도하게 마시고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오래 만지는 일은 피해야 하며 점심시간을 활용해 낮잠, 산책을 즐기거나 공부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해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컨디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다.
휴식을 취해도 두통,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미주신경성 실신’ 같은 신경계 질환을 의심해볼 만하다. 미주신경성 실신이란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긴장으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 박동이 느려져 혈압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피부가 창백해지는 것이 대표 증상이다. 식은땀을 지나치게 흘리고 터널에 들어온 것 같이 시야가 좁아지거나 힘이 다 빠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수능 당일 지나친 긴장으로 갑자기 쓰러지거나 화장실에서 실신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만큼 이러한 전조증상을 느꼈다면 즉시 신경과가 있는 병원에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세란병원 신경과 권경현 과장은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마무리 공부를 위해 잠을 대폭 줄이고 공부량을 늘리려는 수험생이 적지 않은데 갑자기 수면 패턴이 바꾸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라며 "긴장성 두통, 어지럼증은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 대부분 사라지므로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지만 학습 리듬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야 남은 한 달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약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이 상당 기간 유지된 상황이라면 드물지만 미주신경성 실신, 이석증을 비롯한 여러 신경계 질환 때문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으니 의료기관에 조속히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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