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지름길 없어… 위험요인 최대한 자제"

[ZOOM IN]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코로나 영웅으로 전 국민 관심 한 몸에
25년 감염병 전문가 K-방역 수문장役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 초기에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였던 우리나라는 3월말 이후 빠르게 확산세가 진정되었고 최근 들어 다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폭증하고 있는 여타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은 '코로나 위기 특별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과거 감염병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기술 시스템을 갖춰 전염병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처럼 선진화된 디지털 경제, 강력한 사회 안전망, 탄탄한 의료체계를 갖춘 국가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러한 코로나 대처에 있어 세계적 찬사와 함께 그 중심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전쟁 중이라면 야전사령관이라 할 수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다. 지난 9월 질병관리청으로 격상되기 전 1월부터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과 전투에서 질병관리본부는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특히 매일같이 브리핑 현장을 지켰던 정은경 청장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고 해외에서도 정 청장을 ‘코로나 영웅’으로 주목했다. 정은경 청장은 한국인으론 유일하게 영국 BBC방송이 뽑은 ‘2020년 여성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BBC는 그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지휘하는 ‘바이러스 헌터’로 소개하면서 ‘첫 여성 본부장이자 현재 질병관리청장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투명하고 차분한 일일 브리핑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요즘 정은경 청장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 코로나19의 확산세 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1월부터 코로나 3차 대유행이 본격화 되면서 확진자 수가 1천명을 넘나들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지역사회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은경 청장은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거듭 당부하면서 “지금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 방역에 지름길은 없으며, 일상을 안전하게 하나씩 하나씩 바꾸고 위험요인을 최대한 자제하는 길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청장은 최근 본지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서도 “연말 일상생활 곳곳의 현장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며 “일상생활의 방역수칙을 철저히 실천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청장은 “겨울철 동절기를 맞아 이전과는 유행양상이 다르고 코로나 유행이 발생한 이래 최고의 위기상황”이라며 “11월 이후에 거리두기 격상조치를 계속 해왔지만 신규환자의 억제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며 “특히 서울·경기 수도권의 감염상황은 의료체계 보호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계속 우려했던 댐이 무너지듯이 뭔가 방역망이 무너졌을 때 기하급수적으로 환자가 폭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 좀 더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서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행정적인 조치만으로 유행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가족·지인·동료 간의 전파가 최근 감염전파의 주된 위험요인으로 분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철저하게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그간에 교계의 참여와 방역수칙 준수로 확산이 억제돼 오다가 최근에 연말 종교행사 준비 등으로 다시 감염확산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종교시설이 집단으로 발생하게 되면 대규모의 감염을 일으키게 되고, 또 교인들을 통해서 사회복지시설 또는 요양시설에서 봉사한는 분들이 근무하는 취약한 시설들로 전파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종교시설에서의 감염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고령자 또는 만성질환자 같이 고위험군이 집단으로 있는 감염취약시설인 요양병원, 요양시설, 의료기관에서의 감염은 특히 위험한데 노출될 경우에는 발생률이 50%가 넘는 고도의 전파력을 보여주는 위험시설이다. 특히 이 시설을 관리하거나 종사자들은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은경 청장은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누구나 진단검사를 적기에 받아 신속한 진단을 통해 가족과 이웃으로 연결되는 감염고리를 끊어야 한다”면서 “방역당국도 공격적인 진단검사와 추적조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청장은 누구

정 청장은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등에서 25년간 근무한 감염병 전문가다. 서울대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1994년 경기 양주 보건소 진료의사로. 1998년에는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으로 재직했다.

2009년부터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으로 감염병 업무를 본격적으로 맡게 된 정 청장은 이후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질병예방센터장을 역임하며 현장을 총지휘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이 됐으며, 2020년 9월 본부에서 조직과 인사, 예산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청’으로 승격된 초대 질병관리청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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