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생존률 30% 미만 '급성 골수성 백혈병' 주목받는 치료제는?

혈액암 치료 최신 지견 공유

최근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혈액암 심포지엄을 통해 혈액암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및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추세에 따라 혈액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혈액암 분야에서도 신약 개발과 도입이 활발해졌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Chronic Lymphocytic Leukemia)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환자 수가 매우 적은 희귀암인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2016년에 새로운 표적치료제 도입으로 치료 기회가 확대됐으며,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무려 30년 간 신약이 개발되지 않다가 2017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신약이 개발, 출시됐다.

최근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혈액암 심포지엄을 통해 혈액암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및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최신 치료 지견에 대한 발표를 맡은 연세의대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는 “재발 환자에서도 깊은 반응으로 높은 미세잔존질환(MRD, Minimal Residual Disease)-음성 도달률을 보이며 고정기간 치료를 가능하게 한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이 도입되며 만성 혈액암에서도 완치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미세잔존질환이란 말초 혈액이나 골수에 남아 있는 백혈병 세포의 숫자를 의미하며, 10,000개의 백혈구 중 1개 이상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세포가 발견되지 않을 때 음성으로 진단한다.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은 현재 가장 높은 미세잔존질환-음성 도달률을 보이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다. 표준 치료인 벤다무스틴-리툭시맙 병용요법과 효능∙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3상 임상연구(MURANO) 결과, 표준 치료의 13.3% 보다 4배 이상 높은 62.4%의 미세잔존질환-음성도달률을 보였다.

김진석 교수는 “더욱 정밀한 분석법이 요구되긴 하지만, 미세잔존질환-음성 도달률이 환자들의 생존 기간 연장이나 재발 기간 지연 등 긍정적인 예후 측정에 효과적인 기준으로 정립되어 감에 따라 향후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치료 결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은 기존과 달리 2년의 치료 기간만으로 무진행생존기간(PFSl) 및 5년 전체생존율 개선을 보인 점을 가장 큰 치료 혜택으로 꼽으며 고정된 치료 기간으로 인해 치료 부담이 줄어 환자는 물론 의료진 역시 반길 수밖에 없는 치료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진석 교수는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 투약군의 전체생존율(OS)은 2년 치료만으로도 표준 치료의 66.8% 대비 85.3%로 20% 가량 높다는 것은 고무적이다”며 “2년 치료 이후 3년 이상 추적관찰만 할 수 있어, 전신상태가 나쁜 고령 환자에 매우 적합한 치료법”이라고 언급했다.

울산의대 혈액내과 이제환 교수는 이어진 강의에서 고강도 화학요법에 적합하지 않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서 치료법 변화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4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데, 그 중 약 10만 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미충족 요구(Unmet Needs)가 매우 높다.

이제환 교수는 지금까지의 치료 환경에 대해 “젊은 환자들에서는 치료 성적이 빠르게 개선되어 왔으나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는 치료 성적 개선이 매우 더디게 이루어졌다”며, “특히, 기존 고강도 화학항암요법(Intensive Chemotherapy)은 75세 이상, 합병증 등이 있는 환자에 적합하지 않으며, 장기생존율도 높지 않아 이런 환자들에서 치료제에 대한 지속적인 미충족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신약 연구개발 및 도입이 이루어졌으며, 현재까지 벤클렉스타-저메틸화 제제(아자시티딘, 데시타빈) 병용요법이 고강도 화학항암요법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들에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5년 생존률이 28%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 전체생존기간(OS) 개선이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인데, 벤클렉스타-데시타빈 병용요법은 1상 임상연구 M14-358에서 전체생존기간(OS) 중간값이 16.2개월로 나타났으며, 관해 도달률(CR+Cri)은 74% 로 나타났다.

이제환 교수는 “벤클렉스타-저메틸화 제제(데시타빈 또는 아자시티딘)가 전체 생존률 향상 및 높은 관해를 보이면서 항암 독성으로 인해 집중 유도 화학 요법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만 75세 이상의 고령 혹은 동반질환이 있는 급성 백혈병 환자에서도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갖게 되었고, 현재 국내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급여 확대 등 치료 환경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연자로 참석한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학 혈액학자 크리스토프 롤링 박사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서 벤클렉스타-저메틸화 제제로 치료한 다양한 임상경험을 공유했다. 끝으로 좌장인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성수 교수의 진행 하에 국내외 연자들과 심포지엄에 참석한 혈액종양내과 전문가들이 실제 진료 환경에서 벤클렉스타 처방에 대한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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