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설립 이후 팬데믹 / 19세기 이전 팬데믹의 특징

[신상엽의 감염병 팬데믹 이야기(4)]

WHO 설립 이후에 WHO가 감염병 경보 최종 단계인 6단계에 해당하는‘팬데믹’을 선언한 유행은 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플루, 2020년 코로나19가 있다. 

‘홍콩독감’은 인플루엔자 A형(H3N2)에 의한 감염병으로 1968년 7월 13일 홍콩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1968년에서 1969년 사이에 유행했다. 당시 홍콩인구의 15%에 달하는 약 50만 명이 감염되었고 동남아, 유럽, 미국 등으로 확산되었다. 전세계에서 5억명 이상이 감염되고 약 백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학술위원장, 감염내과 전문의

‘신종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H1N1)에 의한 감염병으로 2009년 멕시코에서 등장하여 미국으로 퍼진 후 전 세계로 확산됐다. WHO는 신종플루로 인해 18000여명이 사망하였다고 발표하였으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전세계적으로 7천만 명에서 1억 4천만 명 정도가 감염되고 약 15만 명에서 57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한 종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에 의한 감염병으로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유행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전 세계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 19세기 이전 팬데믹의 특징
 
19세기 이전에는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등이 팬데믹을 일으켰다. 

‘천연두’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으로 사람 간의 비말 감염 및 접촉 감염이 주된 감염 경로다. 

‘페스트’는 세균에 의한 감염병으로 풍토병 지역에서 감염된 쥐벼룩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 외에 비말감염과 접촉 감염을 통한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콜레라’는 세균에 의한 감염병으로 오염된 물과 음식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수인성 감염병이다. 

19세기 이전의 팬데믹을 일으킨 감염병은 병원체도 다양하고 감염 경로도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아직 의학이 발달되기 전이어서 당시에는 원인균도 예방법도 치료법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병원체나 감염 경로가 어떻든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이라면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었다. 

이후 의학이 발달하면서 천연두는 백신이 개발된 후 전 세계에서 사라졌다.

페스트는 아직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지금은 효과적인 치료제와 예방약이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팬데믹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

콜레라는 아직도 상하수도 시설이 정비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큰 홍수 이후에 산발적인 유행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도 개발되어 있고 콜레라에 걸린 후 유발되는 설사에 의한 탈수에 대한 치료를 적절히 할 수 있게 되면서 사망률이 크게 낮아진 상태로 과거와 같은 팬데믹이 나타나기는 어렵다. 

다음에는 20세기 및 21세기에 발생한 팬데믹과 에피데믹의 시간에 따른 특징의 변화를 살펴보려고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학술위원장, 감염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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