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80% B·C형 간염 원인… 정기검진·관리 필수"

[질병탐구 / 간염] 인터뷰-김정한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간염 A·B·C형

중장년층에만 만성간염환자 많아 관리필요

무게로만 봐도 건강한 성인의 간은 약 1.2kg~1.5kg. 간은 제 무게만큼의 일을 한다. 체내 물질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자기 몫의 일을 묵묵히 담당하는 간이 있어 우리는 든든하다. 그래서 간이 아플 때는 집 안의 가장이 아픈 것처럼 우리 몸 전체가 휘청거린다.

간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간손상으로 인한 임상경과는 비교적 비슷하다. 상당수의 간질환은 만성적인 경과를 밟아 약간의 피로감 또는 무증상 등으로 나타나 자각하지 못하는 동안 간손상이 지속되게 된다. 지속된 간손상은 이렇듯 뚜렷한 증상없이 간경변증 또는 간암으로 진행해 생명을 위협하는 '침묵의 살인자'로 불려지기도 한다.

간손상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성 간염이 가장 흔하다.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은 A, B, C형 간염이 있다. A형 간염은 주로 급성 간염을 일으키고 B형, C형 간염은 급성 간염 후 만성간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한 교수의 도움말로 간염에 대해 알아본다.

Q. 만성 B형간염은 모두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되나?
A. 모두는 아니다.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항바이러스제 도입 전에는 간경변 5년 누적 발생률 23%이었고 간세포암(간암)의 5년 누적 발생률은 3%였으나 항바이러스제 도입 후에는 각각 5.3%, 0.8%로 감소했다. 정기검진하시고 적절한 관리를 받는다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Q. B형간염은 어린 시절에 감염되면 만성감염으로 무조건 이어지는지?
A. 무조건은 아니지만 80% 전후로 확률이 높다. 어린 시절에는 면역 기능이 낮은 편이어서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적절한 항체 생성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만성간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성인에서는 감염 시 급성 간염의 형태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는데 이후에도 완전 회복이 안되면 5%정도에서 만성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Q. 간염 진단 후, 검사 기간은?
A. 상태에 따라서 다르다. 급성 간염의 경우 회복시까지 자주 검사를 하지만 만성 간염에서는 3~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한다. B형간염이나 C형간염에서 간암 조기진단을 위한 초음파 검사는 6개월 간격을 권고한다.

Q. A형, B형, C형, D형, E형, G형 등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성 간염이 있는데, 이중 가장 위험한 것이 있는지?
A. 각각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무엇이 더 위험하다고 하기 힘들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A형, B형, C형 간염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모두 급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으나 만성화될 수 있는 것은 B형과 C형간염이다. A형 간염의 경우 2009년 대규모 발생했을 때 간이식이 필요한 정도로 악화되는 경우도 많았다. 다행히 백신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2회 접종을 맞으면 안심하실 수 있다. B형간염도 백신이 있어 3회 접종 받으면 되고 영유아 필수 백신에 포함된 이후 최근의 젊은 층은 유병률이 많이 낮아졌다. 그러나 중장년층에서는 여전히 만성 간염 환자가 많아 간경변, 간부전, 간암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C형간염은 안타깝게도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지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어 진단된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Q. 간암의 75%는 B형 간염이 원인이 맞는지?
A. 2003~2005년 간세포암종 무작위등록사업 보고에 따르면 B형간염 72.3%, C형간염 11.6%, 알코올 간질환 10.4%로 3가지 원인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러스 간염 두 가지만 합쳐도 80%가 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원인 질환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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