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병·의원에서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의료분쟁으로 인한 말다툼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환자가 의료사고를 주장하며 항의하는 과정에서 의료진과 말다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일방 당사자는 상대방이 욕설하면 모욕죄가 성립된다고 생각하여 욕설한 상대방을 모욕죄로 고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욕죄는 공연성의 요건에 따라 결론을 달리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모욕죄에서 공연성이 없어 무죄가 선고된 판결을 소개한다.
2. 형법 제311조에서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과 ‘모욕’ 요건과 ‘고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7도17643 판결). 모욕에 해당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는다.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할 것을 요하지 않는 점에서 명예훼손죄와 구별된다.
3. 모욕죄에서 ‘공연성’이 없는 경우 모욕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모욕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며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이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이 없다(대법원 2018도4200 판결).
성형외과 의사가 상담실에서 수술 부작용에 대하여 상담 중 피해자의 질문에 회피하면서 피해자에게 “이 놈의 새끼”, “똑 같은 놈들이 와 가지고, 애비나 애매나 너거 년놈들이 똑같은 놈들이야. 똘아이들이야”라고 큰 소리로 말해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대구지법 2019고정1302 판결).
법원은 상담실 문이 열려 있었더라도 간호사들이 위 말을 정확히 들을 수 없었고, 의료법상 간호사들에게 업무상비밀누설 금지의무가 있어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는 보아 무죄를 선고했다.
4. 또 E 병원 302호 입원 중인 C의 간병인이 환자 C가 화장실 문을 열고 대변을 보고 있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화장실 문을 닫아 주라고 했다는 이유로 같은 병실의 환자 F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어린 년이 싸가지가 없네, 싸가지 없는 년아”라고 큰 소리로 말하여 공연히 모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법원은 불특정 다수가 피고인의 발언을 듣고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공연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광주지법 순천지원 2017고정 235 판결).
5. 위와 같이 모욕죄에 있어서 ‘공연성’ 요건은 중요하다. 이는 명예훼손죄도 마찬가지이다. 타인에게 기분 나쁜 말을 하지 않은 것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서 최선의 변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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