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수출 사상 첫 100억弗 돌파 기대… 내수는 침체

[2021 보건산업 결산·전망] 뷰티업계

K-뷰티 신성장동력으로 부상
기초제품 수출 36% 고성장
옴니채널·라이브 플랫폼 정착
소재개발서 배송까지 ‘친환경’


2년여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로 뷰티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일상화로 화장품 소비가 줄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내수시장은 긴 침체기에 들어갔다. 내수시장 감소에 따라 먼저 브랜드 기업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OEM·ODM업체, 용기부자재업체, 원료기업 등 제조 생산기업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화장품 수출 규모는 프랑스, 미국에 이어 사상 첫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출 증가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피부 보습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개인위생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초화장품과 인체 세정용 제품의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K-뷰티는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한 수출 성장으로 국내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올해 10월까지 화장품 누적 수출액은 7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4.4% 증가했다.
2021년 한해 화장품 수출액은 역대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 전체 수출액은 100억4300만달러로 추정돼 전년대비 32.6%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중 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 기초화장품 수출은 81억3700만달러로 35.9%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지난 10월 화장품 천만 리뷰 돌파를 기념해 진행한 온·오프라인 캠페인.

온라인 유통시장 급속 팽창

뷰티업계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화장품 시장도 기존 오프라인 방식에서 온라인 채널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 비대면 환경에 부합하는 디지털 마케팅, IT기술과의 결합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온·오프라인 채널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다양한 유통채널이 결합한 형태가 나타나고 있고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고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한 옴니채널이 확산되는 추세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되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서 자신에게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있다.

주요 오프라인 채널인 세포라와 CJ올리브영도 유통 플랫폼 간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CJ올리브영은 '오늘드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인근 매장에서 포장·배송하는 방식으로 온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판매자와 소비자간 쌍방향 소통 채널인 라이브커머스는 다양한 콘테츠와 결합해 비대면 시대 온오프라인을 포괄하는 새로운 유통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유통업체도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새로운 유통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온라인 뷰티사업 강화를 위해 쇼핑과 커뮤니티가 결합된 뷰티 전문 앱 ‘에스아이뷰티(S.I.BEAUTY)’를 론칭했다.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2020년 4000억원 규모에서 2023년 1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교보증권).

지속가능한 ESG 경영 확산

이와 함께 국내 뷰티업계 ‘ESG경영’ 움직임도 빨라졌다. 기업의 ESG 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면서 특히 용기와 포장,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뷰티업체들은 소재 개발부터 제품 생산, 배송까지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생산 공정을 도입하고, 재생에너지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와 패키지 개발에 앞장서고, 화장품 공병의 친환경적 선순환에도 가세한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같은 뷰티공룡을 중심으로 중소업체들도 ESG 행보에 빠르게 가세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고 착한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 니즈를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의 환경·사회적인 인식변화와 맞물려 전체 산업계로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이 플라스틱 포장재와 제품 부피를 줄인 샴푸바, 바디바, 페이셜바 3종과 가루치약을 속속 출시했다. (오른쪽) 이니스프리의 배송박스. 플라스틱이나 비닐 대신 친환경 종이를 사용했다.

제조사 자율표기 논란 여전

지난해 9월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에 의해 발의된 화장품법 개정안(제조업자 자율 표기)이 1년 넘게 국회에서 표류 중인 가운데 올해도 제조원 표기 삭제를 둘러싼 찬반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제조원 자율표기를 적극 찬성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인 제품들이 카피제품으로 나오는 실정이어서 글로벌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자체 연구개발 없이 손쉽게 시장 장악력을 갖추려는 판매업체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진입장벽이 낮은 국내 화장품 시장은 제조사보다 판매사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소규모로 시장에 진입한 판매사들은 제조사에 의뢰해 제품을 만들고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수출까지 담당한다. 실제 지난해 책임판매업자 1만9963곳 중 20% 이상이 10인 이하 소기업이거나 1인 기업이다. 70%는 연구개발 시설이나 인력이 없다(식약처 자료).

무엇보다 브랜드사(판매업자)의 목소리만 반영된 화장품법 개정안은 소비자 알 권리를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도 거세다. 지난해 녹색소비자연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90% 이상이 ‘제조원을 확인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화장품 규제과학 정립 기대

지난 6월 열린 제15차 국제화장품규제조화협의체(ICCR) 연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차기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우리나라는 차기 의장국으로서 내년 6월까지 운영위원회, 분기별 원격회의, 연례회의 등을 주관하게 되고 ICCR 3개의 실무그룹별 의제에 대해 정회원 국가의 의견을 조율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화장품 규제과학 정립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6월 연례회의에서는 소비자 취향 중심의 맞춤형화장품과 친환경 추세에 맞춘 리필(소분)매장의 소비자 안전확보 제도 수립에 관한 식약처의 제안에 참가국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등 우리나라 화장품 안전관리의 국제적 신뢰를 더욱 높였다.

2007년에 설립된 ICCR은 규제당국과 화장품 산업계로 구성된 국제협의체로 무역장벽 최소화, 소비자 보호 등을 목표로 국제기준·시험법 개발, 소비자 소통 정책 수립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ICCR 준회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정회원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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