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이 잇따르는 가운데 식품 소비도 양극화 추세를 보이면서 시장 내 지위가 확고한 리딩업체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식품업계 이슈를 점검하면서 식품 소비 양극화가 1등 업체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면서 주가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제 곡물 등 원부자재와 국내외 물류비, 인건비 급등에 따라 가공식품의 판매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밥상 물가 상승은 '식품 소비 양극화' 트렌드를 생성시키고 있다.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증가했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외식 물가는 2021년 이후 전례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외식 품목인 김밥, 짜장면, 치킨,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 이후 각각 9.7%, 8.9%, 8.4%, 6.8% 올랐다. 엥겔지수(가계 소비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 또한 2019년 11.4%에서 지난해 12.9%로 2년간 1.5%포인트 상승했다.
음식료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 대대적인 판매가격 인상에 기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 속에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업체로 CJ제일제당과 주류업체들을 꼽았다.
CJ제일제당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기존 1등 제품의 시장 장악력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신규 카테고리 발굴의 성공 확률을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 국내 가공 매출 성장률은 경쟁사를 압도한다. '비비고', '고메' 등 고급 브랜드 런칭을 통해 저가 제품으로 취급 받던 만두, 피자 등의 카테고리 고급화를 성공시켰다. 앞으로 CJ제일제당의 국내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도 보폭을 확대 중인 만큼 글로벌 식품 업체로서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류업체들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주류 시장은 코로나19 발생한 첫 해인 2020년 상반기 수준까지만 회복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7~13% 성장이 전망된다. 소주와 맥주의 가격 인상에 따라 이익 레버리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1분기 실적도 좋지만 2~3분기에는 전년 낮은 베이스(전년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감안할 때 실적 모멘텀은 연중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수요 회복과 제품값 인상에 따른 실적 모멘텀 확대가 예상돼 주가도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2022년 연결 영업이익은 각각 YoY 29.0%, 28.4%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오리온, 농심, 동원F&B, 대상 등 가공식품 업체들은 대외적 요인과 원가 부담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리온 중국 내 소비 부진과 러시아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국내의 경우 판매가격 인상에 따라 견고한 이익 개선이 지속되고 해외에서도 북미 중심으로 고성장세가 전망되지만, 중국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전년 수준의 매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동원F&B는 1분기 참치어가 투입 부담이 전년 동기 대비 5~6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마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식자재 업체 실적들은 1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 CJ프레시웨이와 신세계푸드는 오미크론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급식 식수 하락에 직면했지만 최근 판매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2분기부터 점진적인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업체 입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옥수수와 소맥 부담이 큰 폭으로 가중될 것을 감안하면 다시 대대적인 판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면서 "이미 업종 주가는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역사적 하단에 위치하고 있어 오히려 저점 매수가 유효한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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