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은 시작…의료기기 발전에 발맞출 것"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의료기기 업계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의료기기의 개발 주체는 결국 기업이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장과 더욱 소통해 기업이 의료기기를 상업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5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채규한 의료기기정책과장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의료기기의 역할이 재조명받았다고 밝혔다.
채규한 과장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의료기기는 공중보건위기상황에서 보건의료전달체계의 한 축을 담당했다"면서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산소포화도 측정기, 코로나19 진단기기 등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기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면서 앞으로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특히 디지털 치료기기 등 혁신 기술 기반의 의료기기는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 과장은 "과거 치매 등 인지장애 치료라고 하면 도네페질 등 의약품 처방 외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활용한 경도 인지장애 예방과 재활 훈련이 등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의료계에서도 이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의료기기 개발과 검증을 위한 길을 열어주는 게 식약처의 역할이라고 본다. 식약처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기업들이 보다 수월하게 개발에 전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 수출을 꾀하는 의료기기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의료기기 규제조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식약처는 2017년부터 IMERF(국제의료기기 규제당국자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채 과장은 "최근 IMDRF에서 의료기기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에서 식약처가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오유경 신임 처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타 국가와의 MOU 체결 등 규제 국제조화 면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리적인 규제 완화에 대한 검토도 계획 중이다.
채 과장은 "지난 6월 예고한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시작일 뿐"이라며 "자율 관리가 가능한 영역에 있어서는 지속적으로 자율성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의료기기와 구분되는 미용기기의 제도화를 묻는 질문에는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면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밖에 식약처는 디지털 치료기기 상업화 과정의 애로사항으로 꼽히는 허가심사-신의료기술 평가 단절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채 과장은 "이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상업화 촉진이 각 기업의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식약처의 목표는 더 좋은 의료기기를 국민들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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