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전 건강 위험요소 관리
지난 시간에는 해외여행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백신 접종, 말라리아 예방약, 여행자 설사 예방약에 대해 다뤘다. 이번에는 고소증(고산병)과 렙토스피라의 예방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고소증과 고산병의 예방과 치료>
높은 고도로 이동할수록 기온이 낮아지고, 습도도 낮아지고, 자외선이 강해지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산소분압의 감소로 인한 저산소증이다.
실제 해발 3000m 고도에서 산소분압(PaO2)은 해수면의 69% 정도로 감소하고 사전에 고도 적응이 안 된 사람은 저산소증에 의한 고소증이 해발 2,500m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고소증(Altitude illness)은 크게 급성 고산병(Acute mountain sickness, AMS), 고소뇌부종(High altitude cerebral edema, HACE), 고소폐부종(High altitude pulmonary edema, HAPE)으로 분류한다.
급성 고산병(Acute mountain sickness, AMS)은 높은 고도에서 저산소증에 의한 뇌혈관 이상으로 나타난다.
알코올 숙취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며 두통이 주요 증상이고 오심, 구토, 피로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고지대 도착 후 2~12시간 사이에 주로 발생하고 해발 2500m 이상 고도에서 숙박하는 여행자의 25% 정도에서 나타난다.
여행 전 급성 고산병 발생 가능성에 대해 위험도 평가를 해서 아세타졸라미드(acetazolamide, 다이아막스)와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예방 목적 또는 증상 발생 시 치료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급산 고산병은 증상이 발생한 고도에서 치료를 하면서 12~48시간 정도 지나 적응이 되면 저절로 좋아진다.
고소뇌부종(High altitude cerebral edema, HACE)은 급성 고산병이 급속히 악화되며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나, 고소폐부종이 생긴 환자에서 심한 저산소증이 지속되면 고소폐부종의 합병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고소뇌부종의 증상은 알코올 중독 증상과 비슷하며 일반적으로 급성 고산병 증상에 더해 의식이 저하되고 운동실조(ataxia)가 나타나면 진단할 수 있다.
아세타졸라미드(acetazolamide, 다이아막스)와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덱사메타손은 증상 발현 후 보조적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고소뇌부종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고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운동실조(ataxia)가 나타난 후 24시간 이내에도 사망할 수 있다.
고소폐부종(High altitude pulmonary edema, HAPE)은 저산소증에 의한 폐혈관 이상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움직일 때 호흡곤란이 발생하지만 진행하면 휴식 시에도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니페디핀(nifedipine), 타다라필(tadalafil, 시알리스), 실데나필(sildenafil, 비아그라)이 고소폐부종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니페디핀은 증상 발현 후 보조적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고소폐부종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고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지속적인 산소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4시간 이내에도 사망할 수 있다. 휴대용 산소 공급기와 고압 챔버를 준비해가면 고소폐부종 발생 시 응급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렙토스피라증 예방>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이 오염된 물, 음식 등을 먹거나 오염된 토양이나 물에 접촉했을 때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주로 농사일을 하다가 감염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여행 관련해서는 일상적인 여행보다는 태풍이나 홍수 피해를 입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걸릴 위험이 높다. 백신은 개발돼 있으나 효과가 떨어져 국내에서는 생산이 중단됐다.
장기간 봉사활동 등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보호복, 장화,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여행 떠나기 1~2일 전부터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200mg을 매주 복용하면 렙토스피라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음 시간에는 여행지 환경과 관련해 대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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