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시스템 구축·피부 유전체 정보 제공·수출시장 다변화 지원 '중점사업'
이재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장이 올해 '글로벌 화장품 육성 인프라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에 위치한 K-뷰티 체험‧홍보관(뷰티플레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K-뷰티가 최근 위기에 빠졌다"고 운을 떼고 "이제 국내 화장품 기업은 유럽, 미국 등 해외 수출환경 이슈에 적절히 대처하면서 수출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세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라는 것.
이 원장은 또 "일방적 정보 제공이 아닌 쌍방향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아무리 좋은 사업이면 뭐하나, 업체가 알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연구원 지원사업은 무용지물일 뿐"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서기위해 필요한 지원사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원장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화장품 기업과의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자 한다. 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산하 정부 지원 기관인만큼 기업들도 연구원의 사업 내용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다양한 결과물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은 79억8300만달러로 전년대비 13.1% 감소하며 2020년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후퇴했다. 무역수지도 62억8100달러로 2021년(75억4400만달러) 대비 크게 줄었다.
K-뷰티의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의 방역정책이 리오프닝으로 전환하면서 대중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궈차오(애국소비) 현상과 한국화장품에 대한 시장평가가 이전처럼 호의적이지만은 않아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기업이 당면한 과제를 집중 분석하고, 글로벌 화장품 육성 인프라 구축을 위한 3대 중점 사업을 선정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원의 3대 중점 사업은 화장품 안전관리 지원체계 구축, 피부 유전체 분석 인프라 구축, K-뷰티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이다.
화장품 안전관리 지원체계 구축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안전성 규제가 강화돼 '원료 안전성 평가 보고서' 제출 의무화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2013년 7월)에 이어 중국(2021년 5월)도 '원료 안전성 평가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됐고, 미국도 지난해 말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이 통과되면서 화장품 기업의 안전성에 대한 입증 책임이 강화되고 있어 우리 화장품 기업이 해외 시장 규제에 대응할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연구원에서는 올해부터 '안전성 검토 시스템(이하 검토 시스템)'을 통해 화장품 안전성 검토와 평가 보고서 작성 프로그램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수출 시 필요한 자료들을 쉽게 생성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동물대체시험법(in silico)을 이용해 화장품 원료의 안전성을 예측 지원하는 '안전성 예측 시스템', 국가별 화장품 규제 원료(사용금지, 사용제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별 규제 원료 DB 시스템'을 통해 기업들이 쉽고 직관적으로 해외 규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안전성 평가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실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전성 보고서 작성 실무'와 '글로벌 규제 동향 및 안전성 평가 결과 제공' 등의 교육을 연중 총 8회에 걸쳐 상시 진행할 예정이다.
피부 유전체 분석 인프라 구축
전 세계 화장품 패러다임이 개인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 생산으로 바뀌면서 국가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유전체·피부 특성·취향 등의 데이터 구축이 절실해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원에서는 현재 18개국 약 1만5000명의 피부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고, 국가별 맞춤형 처방전(베트남, 태국, 중국)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질병관리청의 인체유래물은행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화장품 기업에게 '피부특성정보은행'을 통해 데이터를 분양할 계획이다. 화장품 기업이 분양을 받을 수 있는 데이터는 피부측정 항목 간 상관관계와 유전체 정보, 소비자 선호와 사용실태, 현지 제품 트렌드 등이다.
K-뷰티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
K-뷰티는 지난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대중국 수출 리스크가 현실이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수출시장 다변화가 절실해졌다. 연구원은 편중된 수출구조를 개선해 중국 시장 리스크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K-뷰티 체험‧홍보관을 통해 전시 이벤트는 물론 뷰티플레이 SNS채널 홍보와 팝업스토어, 내·외국인 단체 뷰티 체험 연계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전방위적 홍보마케팅을 지원한다. 지난해 인스타그램 중심으로 운영한 SNS채널은 올해 틱톡과 유튜브로 확장해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 더욱 적극적인 K-뷰티 홍보활동을 이어간다.
또한 연구원은 시의성있는 해외 시장정보 제공을 위해 3월부터 매월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발간을 지속 지원하는 한편, 올해는 기업 수요 조사를 거쳐 상‧하반기 각 1회씩 기획편을 통해 심도있는 시장분석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코트라와 협업해 우리 화장품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K-브랜드 해외 홍보관'과 '해외 전시회(로드쇼)'참가를 지원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외 인허가 획득 지원 사업을 기존 중국(NMPA) 1개국 지원에서 중국(NMPA), EU(CPNP), 일본(NMPA)로 확대하고, 수출 애로사항에 대한 상담 인력도 전담 배치해 온‧오프라인에서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3월부터 수출 대면 상담 서비스를 명동 홍보관에서 매주 1회 시범 운영한다. 해외 법규·인허가 정보와 시장정보, 관련 정부 지원 정책 등 중소 화장품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원 내‧외부 전문 인력이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해외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대응해야만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하고 "K-뷰티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연구원도 적극적으로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더 나은 콘텐츠 개발을 위해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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