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강행 처리 규탄"… 보건의료인 연가 투쟁 돌입

보건의료연대 전국 곳곳 다발적 참여... 단식 중 곽지연 간무협회장 병원 후송

간호법과 면허취소법의 국회 통과에 반발한 보건의료인들이 연가와 단축 진료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3일 오후 '1차 연가 투쟁'에 나섰다. 이날 연가 투쟁은 전국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시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전국적으로 펼쳐진 이번 연가 투쟁에는 총 2만여명의 보건의료인들이 참여해 부분 파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경우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의 주도로 '간호법·면허박탈법 강행처리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가 개최됐으며, 의사,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요양보호사, 응급구조사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규탄대회에는 현재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필수 의협회장과 곽지연 간무협회장이 힘든 몸을 이끌고 직접 참여해 시민들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7일째 단식 중인 이필수 회장은 이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불합리한 법안을 막아낼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하자"며 "정부와 정치권은 꼭 합리적인 판단을 해달라"고 말했다.

9일째 단식 중인 곽지연 회장도 구급차 임시 환자이송 침대에 몸을 의지한 채 "한국판 카스트제도인 간호조무사 학력제한이 폐지될 때까지 목숨 건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국민들이 제 목숨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곽 회장은 "간호법 당사자인 간호조무사가 간호인력 처우개선을 해준다는데 왜 반대를 하고, 목숨 건 단식까지 하는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제가 단식농성을 하는 것은 말로 하는 얘기는 들어주지 않아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입이 아프도록 간호조무사 이야기를 했지만, 민주당은 우리를 외면했고, 대한간호협회는 우리가 자기들과 '격이 안맞다'면서 대화를 거부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라, 반헌법적인 '고졸' 학력제한을 없애달라는 것으로, 간호조무사가 국민건강을 위해 더 배워서 더 좋은 간호인력이 되겠다는데, 간호사가 무슨 권한으로 안된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집회를 마친 뒤 여의도 민주당사 앞까지 가두행진을 펼치고 해산했으며, 오는 11일 '제2차 연가 투쟁'에 이어 17일 전면 연대 총파업에 나서며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보의연 장인호 공동대표(임상병리사협회장)는 "민주당은 다수의석을 앞세워 간호법과 면허박탈법을 강행 처리해 결국 보건의료인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며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회원들은 악법이 이대로 공포되지 않고, 국회에서 재논의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는 "정부와 정치권이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박탈법 철회 및 재검토를 논의하지 않는다면, 오는 11일 2차 연가투쟁에 돌입하고 17일 400만명 전면 연대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를 옥죄는 차별적인 의료 악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주길 바란다"며 "눈물로 호소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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