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프로세스 혁신… 이익 극대화
클라우드 활용 임상연구 혁신 가능
전방위 '오픈 이노베이션'도 필수
코로나19 확산과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전체 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에서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전통적인 산업군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은 디지털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산업 분야 중 하나로 시장 요구와 규제 복잡성, 사업운영 효율화 등에 따라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디지털헬스와 제약·바이오산업의 융복합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정책보고서에서 이해성 KT 디지털&바이오 헬스사업단 상무는 '제약·바이오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대응'이라는 주제 기고문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바람직한 디지털 전환의 세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생산, 영업·마케팅'과 '연구개발(R&D)' 측면에서 제약·바이오의 디지털 전환이 구체화할 것으로 봤다. 생산영역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통해 다양한 원료 물질과 복잡한 제약·바이오 제품의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 프로세스의 혁신으로 제품의 수율을 극대화하고 경영활동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영업·마케팅에서는 디지털 전환으로 '환자-의료진(병원)-제약·바이오회사-약국-보험회사' 등으로 꾸려진 생태계에서 적절한 '수요-공급'을 예측하는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바람직한 디지털 전환을 해 내려면 의사, 약사, 보험사, 제약사, 환자, 정부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솔직하게 소통,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연구 영역에서는 질병의 조기 진단 및 예측에 도움을 주고 적절한 치료제의 선택 및 예후 관리에서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개발 영역에서는 임상 및 인허가까지 포함해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환자 중심의 데이터 기반 임상연구에 혁신을 초래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특히 신약 개발 과정에는 막대한 규모의 시간과 비용이 든다. 초기 후보물질 단계에서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야 하며, 임상시험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각 시험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어서다.
전문가에 따르면, 보통 신약개발 주기를 보면 후보물질 발굴과 스크리닝 등이 3~4년이 소요되고 최적화는 1~3년, 비임상시험·독성시험 1~3년, 임상시험은 5~6년, 상용화 1~2년의 기간이 이어진다. 그런데 임상시험 진입 이전의 최소 5~10년의 기간을 빅데이터 검색·선택과 밸리데이션으로 1~2년만에 완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약품 개발 타임라인의 가속이 제약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이 최근 내놓은 '글로벌 제약 산업 전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약산업 내 디지털화를 이끄는 핵심 분야로는 데이터와 분산형 임상 실험, 공급망 복원력, 디지털 치료, 생산 자동화가 꼽힌다. 이 같은 디지털화에 힘입어 제약 산업이 더욱 정확하고 예방적인, 결과에 기반한 의료 서비스가 사회적·재정적 포용을 도모하는 데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헬스케어·생명과학 산업부의 수비 굽타 연구원은 "생명과학 기업과 기술사 간의 제휴 또는 통합이 신속하고, 비용 효율적인 의약품 개발의 토대가 되고 있다. 모든 주요 유전체 기술사들은 더 나은 임상 환자 선택과 임상 연구 소요 시간 단축을 위한 디지털화에 자신들의 리소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의 ICT 융복합과 함께 전방위적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울대 원희목 특임교수(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는 "ICT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최강국임에도 디지털헬스의 발전 속도는 더디며 산업의 각종 규제와 개인정보보호 등 보수적인 정책들로 인해 타이밍이 놓치는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약개발에서 AI를 활용하면 연구개발과정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도 관심이 매우 적거나 아예 활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제약회사들도 이제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디지털화와 융복합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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