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뷰티' 전세계적 트렌드로
비건인증 제품 출시도 줄이어
뷰티업체 ESG활동 확산 추세
유통업계에 가치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 가치소비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윤리적인 신념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화장품이나 여성용품, 생활용품과 같은 소비재를 선택할 때 '얼마나 안전한지' 또는 '환경에 이로운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 가치소비 열풍이 뷰티업계에도 빠르게 옮겨붙고 있다.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화장품 성분에 대한 관심이 크다. 화학물질과 같은 유해성분을 뺀 친환경 자연성분을 함유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동물실험이나 동물 성분을 배제한 비건인증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이처럼 가치소비 열풍을 타고 급부상한 '클린 뷰티'는 뷰티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클린 뷰티는 안전한 성분과 환경보호는 물론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윤리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며 소비자들에게 각인됐다. 안전과 환경,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확산은 클린 뷰티의 주력 소비층을 MZ세대까지 넓히고 있다.
최근 가치소비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MZ세대들은 비건, 재활용 제품 등을 클린 뷰티로 규정하고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뷰티업체들도 가치소비 니즈에 맞춘 클린뷰티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에는 원료나 용기·포장의 윤리적 생산과 유통은 물론 공병 수거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까지 유도하는 '클린 뷰티' 브랜드도 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제품의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 감축 여부, 공정무역을 통해 원료를 수급하는 등 친환경 제조·판매 시스템, 기업의 포괄적 ESG경영도 클린 뷰티의 전제조건이 된다.
클린 뷰티는 이제 전 세계적 트렌드다. 클린 뷰티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고 그 개념도 국가별로 제각각 다르지만,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건강이나 환경에 대한 관심은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에서 클린 뷰티 영역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업체로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형 B&H 유통업체인 CJ올리브영은 '올리브영 클린뷰티'라는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건강한 성분과 더불어 지구와 공존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선정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처음 12개로 시작한 올리브영 클린뷰티 브랜드는 현재 40여개에 달한다. 토너와 패드, 세럼 등 스킨케어 중심이었던 상품군도 샴푸와 바디워시 등으로 확대했다"며 "올리브영 클린뷰티로 선정된 중소기업 브랜드들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클린 뷰티 시장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클린 뷰티 시장이 연간 12%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는 집계가 나오면서 국내 뷰티 업체들의 시장 진입도 속속 늘고 있다.
특히 국내 화장품업계는 클린 뷰티의 한 카테고리인 비건 제품 출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비건 화장품은 제조과정에서 동물성 원료나 동물 유래 원료를 배제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말한다. 공식기관에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 비건 화장품은 유기농·천연 제품과는 조금 다르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동물성 원료와 동물실험을 배제했음을 인정해 주고 있다. 또 국가별 인증기관은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 미국 비건 액션, 프랑스 이브 등이 있다.
[화장품업계 지속가능 경영 사례]
■ 아모레퍼시픽
ESG委 설립 가치문화 선도… 공병수거 리사이클링도 활발
아모레퍼시픽은 ESG 경영 추진 고도화를 위해 2021년 4월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소비재 기업으로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전환하고 가치 소비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것을 기업의 주요 과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 수급이나 제품 제조 공정, 소비자 사용 단계에서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고객과 사회, 자연과의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2021년 6월 '2030 어 모어 뷰티풀 프로미스'를 공개한 바 있다.
2030 어 모어 뷰티풀 프로미스의 5가지 실천 목표는 △신제품 100%에 환경 또는 사회 친화적 속성을 구현하고 고객의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영위에 기여하는 브랜드 활동 전개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사내외에 확산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조화로운 성장 구현 △글로벌 생산 사업장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폐기물 매립 제로 달성 △제품 포장재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과 플라스틱 포장재 100% 재활용·재사용·퇴비화 △생물 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100억원 투자, 2023년까지 팜유 사용량 90% 'RSPO 인증 팜유'로 대체 등이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03년 '이니스프리 공병 수거 캠페인'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전국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장에서 2473톤의 화장품 공병을 수거했다. 수거한 화장품 공병은 그린사이클 캠페인을 통해 벤치 등으로 리사이클링하거나 창의적 예술작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탄생됐다.
환경을 위한 클린 뷰티 제품도 속속 출시했다.
비레디 '블루 수분 선크림'은 해양 생태계와 산호초 보호를 위해 유해성분을 배제한 리프 프렌들리(Reef Friendly) 제품이다.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성분으로 한국비건인증원 인증을 받았다. 제품 상자 역시 FSC 인증 지류를 사용해 클린 뷰티를 실천하고 있다.
맞춤형 메이크업 브랜드 톤워크는 맞춤형 화장품 중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았으며, FSC 인증 지류와 재활용 플라스틱(PCR)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패키지를 적용했다. 일리윤 '세라마이드 더마6.0 클렌징 워터 폼'도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성분으로 구성해 한국비건인증원의 인증을 받았다.
■ LG생활건강
업계 첫 '클린뷰티 연구소' 설립… 개발부터 친환경 포장재 적용
LG생활건강도 '클린 뷰티' 경영을 본격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 2021년에는 화장품 업계 최초로 '클린 뷰티 연구소'를 설립했다. 클린 뷰티 트렌드를 지구환경, 건강, 과학과 상생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연구개발하기 위해서다.
클린 뷰티 연구소는 포장재를 재활용(Recycle), 재사용(Reuse), 감량(Reduce), 대체(Replace)하는 4R 관점에서 연구한다. 천연 유래 원료와 공정무역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탄소 발생을 줄이는 '워터리스' 제형과 에너지 저감 공정연구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클린 뷰티 연구소 연구를 바탕으로 '클린 뷰티 지수'도 독자 개발했다. 지구환경, 인체 건강, 정직한 과학, 이웃과의 상생이라는 4가지 분류 기준에 12개의 세부 항목별 가중치를 더해 지수를 정량화했다. 이 지수를 빌리프, 비욘드, 더페이스샵 등 클린뷰티 브랜드에 우선 적용해 기준에 맞는 제품들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며, 향후 전 브랜드로 확대할 예정이다
친환경 포장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통해 제품 개발 단계부터 환경을 고려한 포장재를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매장에 반납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회수한 용기는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다시 만든다.
LG생활건강 클린 뷰티 브랜드 비욘드는 성분부터 패키지까지 '피부에는 순하고, 지구는 깨끗하게'를 모토로 한 '엔젤 아쿠아 크림 2종 러브어스 에디션'을 지난 3월 출시했다.
이 에디션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동물성 원료를 배제해 한국비건인증원의 공식 인증을 받은 비건 처방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적용한 '재생 100%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비건 메이크업 브랜드 '프레시안'을 론칭하며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전 제품 비건 인증을 받았다.
프레시안은 브랜드 기획단계부터 비건과 클린 뷰티에 관심을 보이며 자신만의 가치를 위해 소비하는 MZ세대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했다. 이에 브랜드를 처음 선보일 공간으로 온라인 셀렉트샵 29CM(이십구센티미터) 선택했고 이후 브랜드 콘셉트와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카카오선물하기, 마켓컬리 등 통해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 고운세상코스메틱
용기·포장재 친환경소재 대체… 분리배출 가능 비율 80%나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누구나 피부를 건강하게'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피부와 지구 모두가 건강한 화장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존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를 친환경적 소재로 대체하고 재활용에 용이하도록 재디자인했으며, 저탄소 튜브 사용 등을 통해 분리배출 가능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지난해 9월 기준).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지난해 기능성 클린뷰티 브랜드 '비비드로우'를 론칭했다. 비비드로우는 지속가능한 뷰티를 지향하는 브랜드 원칙에 따라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100% 비건 인증 △생분해도 분석 테스트 완료 △워터리스(Waterless), 에코그리디언트(Eco-gredient) 등 친환경 공법 활용 △앰플 2종에 PCR 50% 유리병을 사용하고 분리배출이 용이한 용기 와이퍼 적용 △전 제품에 재생펄프 100% 단상자 적용 등 원료부터 패키지까지 제조 전 과정에 친환경·윤리적 가치를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고운세상코스메틱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는 소비자가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친환경 연간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재활용 혁신 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함께 사용한 화장품 공병을 세척해 제출하는 '공병 수거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재활용이 가능함에도 버려지는 플라스틱 공병을 새 자원으로 탄생시킴으로써, 피부 건강 뿐만 아니라 건강한 지구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닥터지의 의지를 담아 기획됐다.
고운세상코스메틱 이주호 대표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누구나 피부를 건강하게'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고객의 피부와 지구가 모두 건강할 수 있는 화장품을 선보이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게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통해 에코 뷰티의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코리아나 화장품
1만평 '식물원' 탄소감축 기대… 라비다는 해양보존 선제품 출시
코리아나 화장품은 창사 이래로 꾸준히 친환경 경영 기조를 유지하는 회사다.
먼저 지난 2006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1만평 규모의 '코리아나 식물원'을 오픈했다. 코리아나는 이 식물원을 통해 상당량의 탄소 감축 효과와 함께 친환경적인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송파기술연구원은 식물원에서 직접 수확해 연구하는 시스템을 토대로 화장품 원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리아나 화장품의 대표브랜드 라비다는 최근 '선솔루션 아웃도어 프로텍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바다 산호초 유해성분인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를 배제했다. 해양 생태계 유해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리프세이프 제품으로 친환경적인 요소를 더했다.
이 제품은 코리아나 특허 성분인 '육각판상 초박막형 징크옥사이드'를 함유했다. 자외선(태양빛)과 근적외선(태양열)을 동시에 차단해주는 원료로, 얇고 투명한 피부 보호가 가능하다.
특히 즉각적인 수분 공급에 도움을 주는 엑토인, 버지나아풍년화수, 옐로우체이스트위드 추출물, 알란토인 등을 함유했다. 바른 직후부터 촉촉함이 느껴져 단 1회 사용으로 피부 수분 함량이 46.3% 개선될 수 있다.
코리아나 화장품 관계자는 "라비다 선솔루션 아웃도어 프로텍션은 기능과 환경을 함께 챙긴 제품으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5년 업력의 노하우가 담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겠다"고 전했다.
■ 엔프라니
비건 클린뷰티 '보타 레티놀' 그린 캡슐레이션 공법 적용
엔프라니도 환경을 생각한 친환경 비건제품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자극 고효능 안티에이징 세럼인 '보타 레티놀 유스 리페어 솔루션'은 순수 레티놀보다 8배 우수한 콜라겐 합성력을 가진 특허 성분인 레티닐레티노에이트를 미세 플라스틱 없는 그린캡슐레이션 공법으로 레티노이드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침투력을 높였다.
그린-캡슐레이션은 친환경 식물 유래 생분해 공법을 적용해 만든 것으로 안정성과 피부 흡수력을 높이고 클린 포뮬러 실현으로 피부와 지구 모두에게 이로운 공법이다.
레티놀 성분은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자극이 있을 수 있으나, 보타레티놀은 클린한 성분 배합과 그린 캡슐레이션 공법으로 자극을 최소화했다. 레티놀 입문자들이나 민감 피부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보타레티놀은 임상을 통해 눈가, 팔자, 이마, 미간, 목 등 주요 5대 주름 밀착 개선 효과를 보이며 전방위적 링클 케어 제품임을 증명했다. 피부를 촉촉하게 감싸주는 모이스처 세럼 포뮬러로 무겁거나 답답하지 않고 피부에 빠르게 흡수돼 평소 사용하던 스킨케어 루틴에 부담 없이 추가해 사용할 수 있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텍스처가 특징이다.
특히 이 제품은 리필 용기를 적용해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고 있다.
엔프라니 관계자는 "보타레티놀은 친환경 생분해가 가능한 그린-캡슐레이션 공법을 적용했다"며 "안티에이징 효능은 물론이고 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 니즈에 부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 잇츠한불
'딕셔니스트' 탄소절감공법 활용, '체이싱래빗' 푸드 업사이클링
잇츠한불의 클린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딕셔니스트는 독자 공정인 '탄소 배출 절감 공법'을 활용해 '아미노산 토너', '아미노산 앰플'을 제작하며 친환경에 앞장서고 있다.
탄소 배출 절감 공법은 기존 발효 공정 대비 41%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절감시키며, 이는 소나무 11.6 그루를 보존하는 효과가 있다.
아미노산 토너와 아미노산 앰플 라인은 제주 곶자왈에서 찾은 특허 성분이자 강력한 수분 충전 원료인 아미노산 솔루션을 함유해 피부 결에 깊은 보습 케어를 제공한다. 딕셔니스트는 또한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재활용 용기, 친환경 포장재와 잉크를 제품 패키지에 도입하고 있다.
또 잇츠한불의 비건 뷰티 브랜드 체이싱래빗은 처리하기 어려웠던 고함량 부산물들을 활용해 화장품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체이싱래빗의 '베리굿 바이브스 퍼퓸 크림'은 푸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에서 먹지 못해 저평가된 '딸기기는줄기' 성분을 업사이클링해 나온 제품으로 15만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와 함께, 논산 딸기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됐다.
체이싱래빗은 또한 재활용에 용이한 리무버블 라벨, 페플라스틱을 녹여 재사용한 PCR 용기, 종이 택배봉투 등을 도입하며 지구와 환경을 위해 지속가능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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