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엽의 해외여행 감염병 이야기(14)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감염병 7편 <진드기매개뇌염>

지난 시간 <황열>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해외여행 중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진드기매개뇌염이란?>
진드기매개뇌염은 플라비바이러스속(geuns Flavivirus) 진드기매개뇌염바이러스(Tick-borne encephalitis virus, TBEV)에 감염돼 발생하는 병으로 우리나라 감염병 분류 체계상 제3급 법정감염병이다.

# 진드기매개뇌염의 전파
진드기매개뇌염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척추동물(특히 설치류)의 피를 진드기가 흡혈하고 이후 감염된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 전파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진드기매개뇌염은 3가지 아형(유럽형, 시베리아형, 극동형)이 있으며, 유럽형은 Ixodes ricinus(개참진드기), 시베리아형과 극동형은 Ixodes persulcatus(산림참진드기)에 의해 주로 매개된다.
 
염소, 양, 소의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을 섭취한 후에도 감염될 수 있으며, 드물지만 감염된 동물의 도축, 수혈, 장기 이식, 모유 수유, 실험실 노출 등을 통한 전파도 가능하다.

# 진드기매개뇌염의 역학
진드기매개뇌염은 러시아, 유럽, 아시아를 중심으로 매년 5,000~10,000명의 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있으며, 대부분은 진드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4~11월에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진드기에 물려 발생한다.
 
주요 발생 국가는 시베리아를 포함한 러시아, 체코, 슬로베니아, 발트해 연안 국가(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이다.
 
국내에서도 진드기매개뇌염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가 확인되지만, 아직 환자 발생 보고는 없다. 

# 진드기매개뇌염의 증상 및 경과
진드기매개뇌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상당수의 사람들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잠복기는 8일(2-28일)이다.
 
2단계의 임상 병기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며, 1단계는 발열과 함께 식욕부진, 두통, 근육통, 구토 등이 동반된다. 1단계에서 회복되는 경우도 많다.

2단계는 뇌염, 무균성수막염 등의 중추신경계 침범 증상이 나타나며,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생긴다.

치명률은 유럽형(European) 2% 미만, 시베리아형(Siberian) 6~8%, 극동형(Far-Eastern) 20~40%로 알려져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중증도가 높아진다.

# 진드기매개뇌염의 진단
진드기매개뇌염이 발생하는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후 4주 이내에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진드기매개뇌염을 반드시 감별진단에 넣고 진찰하고 검사해야 한다.
 
특히, 진드기에 물린 병력이나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 섭취력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진드기매개뇌염의 진단은 주로 혈청검사와 핵산증폭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 진드기매개뇌염의 치료
진드기매개뇌염은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아직 개발되지 못한 상태로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를 한다. 

# 진드기매개뇌염의 예방
진드기매개뇌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진드기매개뇌염이 발생하는 지역을 여행할 때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 섭취를 피하고, 피부 노출이 적은 의복을 착용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교적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돼 있으나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고 유럽의 일부 국가와 미국 등에서만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진드기매개뇌염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자주 또는 장기간 야외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 여행지에서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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