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병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선진의료에 앞장서며, 한국의 의료술기를 널리 세계 속에 전파하고자 합니다."
지난달 25일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힘찬병원에서 만난 이수찬 대표원장은 이 같은 바람을 전하며, 실제 국내외에서 한국 의료기술을 보다 널리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부하라 힘찬병원'이다. 국내 병원에서 단독 투자를 통한 병원급 해외 의료기관 개설은 힘찬병원이 최초이다. 그 만큼 이 원장은 리스크를 감안하고서라도 한국의 의료기술을 현지에 전수하는 다양한 교류를 생각했다.
이에 지난 2019년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지역에 '부하라 힘찬병원'을 개원, 2만3140㎡(약 7000평) 부지면적에 8925㎡(약 2700평) 규모의 지상 3층 규모로 정형외과, 신경외과, 외과, 내과, 신경과 등의 진료과와 100병상을 갖춘 준종합병원을 세웠다.
중앙아시아 지역 최고 수준의 의료 환경을 구축해 한국과 동일한 의료 케어 구현에 초점을 둔 진료를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개원을 하자 마자 곧 코로나19가 발생했고, 병원은 위기를 맞았지만 이 원장은 엔데믹을 기점으로 부하라 힘찬병원 재가동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이수찬 대표원장과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이사장은 부하라 힘찬병원 재가동에 본격 나서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우즈베키스탄과 글로벌 의료사회공헌인 '힘찬 나눔의료' 지속과 교류협력을 다짐하기 위해서다.
"신념은 하나, 오직 우즈벡 환자 살리기 위한 병원으로"
부하라 힘찬병원은 지난 2019년 11월 개원 후, 올해 7월까지 외래진료건수가 약 2만6000건, 물리치료건수가 약 4만5000건으로 지난 3년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이 원장은 일정 내내 "부하라에 환자를 살리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의 의료환경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낙후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우즈베키스탄은 병원 내 감염방지를 위한 의료기기 관리나 중환자를 위한 모니터링 시설 등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또 환자가 어떤 병에 걸려 무슨 치료를 하는지에 대한 관리도 안돼 있으며, 감염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우선 우즈베키스탄의 의료시스템을 살펴보면 의료보험제 자체가 없다. 이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벌지 못하는 국민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지 못했으며, 국립병원에서 무료진료를 해준다고 하지만 의료수준은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우즈베키스탄은 재활치료의 개념자체도 없다. 물리치료는 마사지 개념"이라며 "무료진료의 개념이 커서인지 환자의 환의도, 이불도 없다. 중환자실과 응급실이라고 볼수 없을만큼 심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우즈벡 부하라 국립의료원을 방문해본 결과, 이 원장이 언급한 상황보다 더 심각함을 느낄 수 있었다. 병동과 외래, 그리고 중환자실과 응급실의 개념은 찾아볼 수가 없었으며 병원의 모습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다. 또 모든 입원환자들의 환의도, 병원의 침구 역시 위생상태는 엉망으로 이불과 음식 등이 담긴 짐보따리만 눈에 띄었다.
국내 병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투석실이라는 곳에서 간호사는 사용했던 주사기를 재사용하기 위해 물에 세쳑을 하고 있었으며, 투석을 받은 환자 또한 그 곳에서 구토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 원장은 "부하라 주지사 초청으로 방문해 국립의료원 응급실에도 들렀는데, 의료 수준이 우리나라 80년대 수준이었다"며 "그때 든 생각이 이 곳에서 '사람을 살리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느꼈다. 한국 의료를 전파해 우즈벡의 의료발전은 물론 환자를 치료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장은 코로나 19팬데믹으로 잠시 중단했던 '힘찬 나눔의료' 활동을 부하라주(주지사 자리포브보트르)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재개했다.
'힘찬 나눔의료'와 사후관리는 계속, 한국인 최초로 우즈벡 복지부 훈장도
부하라주에서 추천한 저소득층 환자 3명을 올해 안에 한국으로 초청,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했다. 무료수술과 재활치료 지원은 물론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부하라 힘찬병원에서 무료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 힘찬병원과 부하라주는 '힘찬 의료나눔'을 통해 글로벌 의료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등 상호간 의료협력과 교류를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후자에바 모히굴(51)씨는 "남편 없이 혼자 자녀를 키워야 했지만 아파서 밤에 잠도 못자고 걸어다니지도 앉지도 못해 매우 어려웠다"며 "통증이 생길때마다 스테로이드 주사만 맞으면서 견뎌냈다. 그런데 수술을 받은 후 가벼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이 원장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의료나눔은 결국 이 원장에게 훈장이라는 공로로 돌아갔다. 우즈베키스탄 복지부(장관 이노야토브 아므릴로)로부터 부하라 힘찬병원 개원으로 우즈베키스탄 의료발전에 기여하고, 저소득층 환자의 무료수술 등 글로벌 의료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인정받아 훈장을 수여받은 것이다.
이 외에도 이수찬 대표원장과 박혜영 이사장은 테샤에브 슈흐랏 총장의 초청으로 부하라주 국립의대를 방문, 상호 의료 역량 증진의 기반을 조성하기도 했다.
우즈벡 첫 물리치료학과 선두자… 질 높은 의료환경 구축에 앞장
힘찬병원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의사들의 보수교육을 담당, 부하라 국립의과대학 내에 물리치료학과를 개설하는 등 국내 우수 의료 기술을 중앙아시아 전파한 선두자다.
부하라 국립의과대학 물리치료학과 입학생들은 물리치료 기초 이론은 물론,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기 위주 교육을 부하라 힘찬병원에서 실습받고 있다. 또 국내 힘찬병원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특전도 제공한다.
이 원장은 "우즈베키스탄에 꼭 필요한 물리치료 시스템과 인재 양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기쁘게 생각한다"며 "힘찬병원 물리치료사들이 부하라 국립의과대학 간호학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기당 16시간 물리치료학 수업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3년제 물리치료학과를 신설, 운영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전문 물리치료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하라 국립의대 가우하르 자를카시노바 부총장은 "힘찬병원은 우즈벡 의료 환경에 매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중에서도 졸업생들이 부하라 힘찬병원에 입사해 새로운 기술을 학생들에게 도입해주고 있다"며 "또 수준 높은 한국 의료 기술을 우즈벡 의대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게 됐고, 병원에서 최신 장비를 보고 경험하면서 배울 기회도 얻게 됐다"고 전했다.
'부하라 힘찬병원'이 중앙아시아 지역 의료허브로
이 원장의 꿈은 앞으로 부하라 힘찬병원이 중앙아시아 지역의 의료허브로 자리잡는 것이다.
그는 "부하라 힘찬병원은 앞으로 본격 운영을 시작해, 더 적극적으로 한국 의료 시스템과 술기를 전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달 25일 부하라 힘찬병원에서는 이 대표원장, 박 이사장을 포함한 모든 의료진과 직원들이 함께 '어게인 글로벌 힘찬(Again Global himchan)' 행사를 진행했다. 이 대표원장은 행사에서 현지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국 신의료기술인 자가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를 소개하고, 시술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이 원장은 해외환자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성 높은 의료진 파견부터 첨단 영상장비와 수술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방침이다.
다만, 의료장비와 의약품, 의료용 소모품 등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딜레마라고 아쉬워했다. 국내와 같은 의료현장의 테크닉을 만들어 줄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우즈벡 의사들을 한국에서 교육시키고 술기를 가르쳐준다해도 부하라 현장에서 수술과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당장 주사기와 의약품도 문제가 된다. 이것들을 사용할 수가 없으니 술기를 배워와도 우즈벡 의사들을 제대로 키워나갈 수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이번 부하라 힘찬병원을 방문하면서 우즈벡 복지부 장관과 부하라 주지사를 직접 만나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하는 협약(MOU)을 체결했다"며 "우즈벡 복지부에서는 한국산 의료기기와 의약품을 별도 허가절차 없이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중앙아시아와 중동, 북부아프리카 등 선진 의료기술 수요가 높은 시장의 선도적 진출을 통해 국내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힘찬병원 브랜드의 세계화에도 힘쓰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즈벡 환자들의 건강이다. 이들의 상태가 얼마나 좋아지고 있는지 의료 만족도 또한 높여 나가겠다. 이는 결국 우즈벡 의사들이 스스로 병원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현지인들이 병원을 잘 끌고 나가게 하기 위해 선순환구조를 위한 체계를 만들어 내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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