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료진들, 직접 써본 'K-의료기기' 최고"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 4개국 9명 해외 의료진 교육

가천대 길병원이 참여하고 있는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가 해외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 K-의료기기의 세계화를 도모한다.

가천대 길병원 의료기기 융합센터 김선태 센터장(이비인후과)이 지난 2~5일 간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 지원으로 대만(의료진 4명과 관계자 1명), 말레이시아(의료진 2명과 관계자 1명), 태국(의료진 1명), 인도네시아(의료진 2명) 등 4개국 외국인 의료진 9명을 대상으로 'K-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교육 훈련을 진행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사업인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는 가천대 길병원을 비롯해 인천광역시, 인천테크노파크(TP), 인하대병원, HLB바이오스텝 등이 참여해 설립한 센터이다. 지난해인 2022년부터 설립돼 오는 2026년까지 운영된다.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는 세계적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최소침습의료기기' 중 국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이 곳의 프로그램은 국산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이뤄져 K-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국내의료기기 50여 업체의 제품, 국내 의료진 1000여명(전공의, 전문의, 개업의 등), 해외의료진 40여명이 이 곳에서 국산 의료기기를 활용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이번 4개국 의료진 9명과 관계자들은 지난 2~3일 국내 다수의 중소병원을 돌면서 국산 의료기기를 체험해봤다. 이후 4일 송도에 위치한 HLB바이오스탭 내 센터에서 다양한 교육 훈련을 받았다. 이들은 가천대 길병원의 지원으로, 국내 중소병원(5군데) 의료진과 솔렌도스사 관계자의 주관 하에 수술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았고, 궁금한 것은 즉석에서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송도HLB 실험동물센터에서 국내 최소침습의료기기 업체인 ㈜솔렌도스社가 개발한 척추 내시경 장비를 동물인 양을 대상으로 직접 의료기기를 시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척추 내시경수술은 인체 대상으로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의료기기로 사용법을 충분히 숙달하기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트레이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대만 Chang Gung Memorial Hospital에서 온 Chen, Kuo-Tai 전문의는 "한국의 의료수준과 관련 기술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기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며 "양을 대상으로 척추 내시경을 직접 적용해봤고, 이 시술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졌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본국에 돌아가서 현지의 환자들을 도울 수 있도록 이번에 배운 의료 술기를 바탕으로 한국 의료기기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Biportal endoscopic spine surgery, BESS)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고 앞서 있는 분야로 전세계 많은 외국 의료진들이 배우러 오는 분야이다. 이후 해외 의료진들은 5일에는 가톨릭 대학에서 카데바를 대상으로 인체에 직접 적용해보는 교육 훈련 일정을 이어갔다.

의료진의 의료기기 선택 기준은 품질이 우선이다. 하지만 최종 구매로 이어지기까지는 사용경험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적 의료기기 회사들이 개발된 의료기기에 많은 자금을 쏟아 충분한 데모나 사용자경험 제공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국산 의료기기 업체들은 막대한 R&D 예산을 들여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의료진의 사용경험이 없거나 국내 제품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김선태 센터장은 "의료진들은 손에 익은 의료기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직접 경험해본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며 "의료진은 트레이닝 당시에 사용한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 국산 의료기기를 직접 경험해보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교육 대상자들은 현지에서 국산 의료기기를 구매했거나 구매 계획이 있는 의료진들로 이번 교육이 큰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솔렌도스 이선호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 되는 이러한 국산의료기기를 위한 트레이닝 지원 사업은 국산 의료기기의 사용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도움이 되며, 앞으로 국산 의료기기를 수출하는데 최고의 마케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훈련센터는 국산 의료기기의 가장 부족한 부분인 트레이닝센터 역할을 위해 국내 최초로 인천 송도 내 HLB바이오스텝 연구소 4층에 개소한 바 있다.

세계 최소침습의료기기 성장...국내는 수입산이 장악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최소침습의료기기 분야의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다. 최소침습의료기기 세계 시장은 지난 2012년 30조원에서 2019년 60조원으로 매년 12%씩 급격히 성장했다.

전세계적으로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환자의 신체,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빠른 회복이 가능한 최소침습시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도 사정은 비슷해 최소침습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22년 총 5.3조원 규모인 국내 의료기기 시장 중 최소침습의료기기는 전체 17%인 90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소침습의료기기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무역역조가 심한 대표 분야이다. 국내 최소침습의료기기 시장의 수입제품 비중은 83.5%에 달했다. 전체 국내 수입 의료기기 중 1/3을 차지하는 규모이다.

김선태 센터장은 "국내 최소침습의료기기 시장은 국내 기업이 이미 250여개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급률은 17%에 불과하다"며 "시장을 수입산이 대부분 장악했고, 많은 기업체 수에 비해 활성화가 안 되고 무역 역조가 가장 심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소침습의료기기 업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가천대 길병원, 최소침습의료기기 교육 노하우 활용

가천대 길병원은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에 의료기기융합센터의 과거 5년간 국산 의료기기를 이용한 트레이닝센터 운영 경험 적용하고 있다.

지난 5년간의 노하우를 통해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지원센터의 내시경, 초음파, 레이저 기기 등 최소침습의료기기 특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지원센터는 지난해부터 개원의, 전문의 및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국산 의료기기를 이용한 ▲이비인후과 발룬 카테터 수술, 부비동 수술 트레이닝 ▲위내시경 용종절제술 트레이닝▲피부 레이저 워크숍 ▲ 산부인과 복강경 수술 ▲ 로봇을 이용한 뇌기저부수술 ▲ 위장관 점막하 박리술 트레이닝(대동물) ▲ 정형외과 Tendon Repair 술기 트레이닝 ▲ 텍코드 척추내시경을 이용한 술기교육훈련  ▲인천 개원의사회 초음파 워크숍 ▲ 입원의학연구회 초음파워크숍 ▲ 소화기내과 복부초음파 워크숍 등을 개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국내 50여개의 국내 업체들의 의료기기 제품들을  국내 의료진들에게 써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삼성, 알피니온,힐세리온의 초음파영상진단장치, 루트로닉 피부레이저, 태웅메디칼 국내 위내시경, BMA의 소화기내시경악세사리, 지메디텍의 부비동 네비게이션장비, 오큐라이트의 백내장 수술기, 카이미의 인공지능형 내시경 영상 위암진단시스템, 메디컬아이피의 3D 제작팬텀, 메가메디칼 및제노스의 귀수술 발룬 장비, 엠아이원의 경성내시경시스템, 대화기기의 전기수술기등 국내 의료기기 업체가 참여했다.  

또한 인천시 및 인천테크노파크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의료로봇학회, 대한두경부외과학회, 대한의학레이저학회, 대한피부레이저학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인천광역시의사회 등과 MOU를 맺고 각 전문학회 주관하에 이러한 트레이닝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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