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 '김우중 의료봉사상' 수상

"의료 사각지대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겠다" 포부 밝혀

이우석 경북의사회장 

경상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이 지난 9일 오후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지하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 시상식에서 '김우중 의료봉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우석 회장은 20여년 전 울릉도를 매년 찾아가 무료진료를 한 것을 시작으로 안과NGO '비전케어서비스'를 통해 중국에서의 봉사활동을 해왔고, 지난 2013년부터는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에 참여하며 현지인의 건강한 삶을 위해 10여 년간 노력해오고 있으며, 경북의사회장으로서 의사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이우석 회장은 수상에 대한 영광을 모든 봉사자들에게 돌리며 지금처럼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나가며 의료 사각지대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故김우중 대우 회장이 출연해 시작된 대우재단의 도서·오지 의료사업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21년 제정됐으며, 김우중 의료인상 선정위원회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장기간 인술을 펼쳐온 한국의 슈바이쳐와 나이팅게일을 선정해 김우중 의료인상, 의료봉사상, 공로상을 수여하고 있다.

봉사활동은 대단한 마음이 아닌 이기심에서 시작된 활동

이우석 회장은 어릴 적부터 보아온 선친의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며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1급 중증장애를 가진 자녀를 통해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는 사람이 되고자 결심했다고 한다.

"제 삶에 봉사정신을 깃들 수 있도록 영향을 준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소아과의사로서 지역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하셨습니다. 또한 생전에 기부를 많이 못해 아쉬워했던 마음을 어머님께서 헤아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7년 만에 아버지의 이름으로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를 가입한 것도 아버지의 봉사정신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 둘째 아이가 심한 뇌성마비를 가지고 있어 처음에는 미국에 있는 유명한 뇌성마비 어린이 병원에 가서 한달 동안 검사를 받기도 했다며, 나중에는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1995년 아이를 데리고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소아장애전문병원을 가서 두달간 머물렀는데, 현지 한인 성당에 있는 분들께서 정말 많이 보살펴주셨고 이후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마음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계기에서 시작된 봉사활동에 대해 이우석 회장은 스스로의 모습을 낮추며 "어떤 대단한 결심이나 희생적인 마음이 아니라 남을 도우면서 도리어 내가 받는 기쁨을 위한 행동"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한다. 봉사를 하는 매순간 찾는 그 보람에 매료돼 봉사활동을 멈추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바로 달려간다, 의사회 의료봉사단

의사회는 창립과 함께 의료봉사의 역사가 시작되었으며 이우석 회장은 의료봉사단장과 의사회장을 맡으며 의사회의 오랜 봉사 역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과거 우리나라가 경제 수준이 낮고 의료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국내 무료 진료봉사가 중요한 사명 중 하나였지만 2000년대부터 무의촌이 없어지고 의료봉지 정책이 시작되면서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다. 때문에 국내 의료봉사는 해당 지역에서 생업을 펼치고 있는 다른 의료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의사회는 국내 재난 재해 발생 시 해당 지역을 즉시 방문해 건강관리와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최근 몇 년사이 경상북도내에 지진, 산불, 수해까지 다양한 피해가 있었고 의사회는 즉시 이재민과 현장 복구 봉사자들을 위한 건강 관리 및 지원에 대해 논의하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최근 경북 북부 지역에 큰 수해를 입어 예천과 영주, 문경, 봉화 각지를 다녔는데 자연재해로 한순간에 살집과 가족까지 잃은 그분들에게 도움을 더 드리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의사회는 국민들의 더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앞으로도 긴급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건강관리를 위한 교육과 정보 전달 등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의 캄보디아 의료봉사, 봉사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다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가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했다. 이우석 회장은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단장을 거쳐 경상북도의사회 회장직을 수행하며 캄보디아를 매년 2~3회 방문해왔다. 캄보디아는 경상북도의 다문화 이주여성의 친정 국가들 중 한 곳으로 가장 의료시설이 부족하고 경제적으로 열악한 곳이다. 킬링필드를 겪으며 의료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되었기에 의료봉사의 손길이 절실한 곳으로,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단은 의료시스템 복구를 위해 단순히 의술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전파하고 우리 역시 그 문화를 배우며 성장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여러 국가와 지역을 옮기며 다양한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지만 일시적이고 의례적인 봉사활동이라는 형태를 탈피해 진정으로 현지인들에게 근본적인 삶의 건강을 되찾아 주는데 일조하고자한 것이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의료봉사, 현지 의사 세미나, 문화 교류 행사 외에도 현지 의사를 국내로 초청해 교육을 실시해주기도 하면서 양국간의 성장의 발판이 된 것 같아 보람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해외의료봉사이면서 100여명에 가까운 대규모 봉사단원이 움직이는 만큼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는 매년 새로운 어려움에 부딪힌다. 올해는 기존 확정된 진료장소가 바뀌어 사전답사를 두 번이나 떠났으며 변경된 장소의 인구가 그 전 지역보다 훨씬 많아 의약품 준비 확보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특히나 출발하는 당일 태풍까지 공항에 상륙하면서 출발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단 한명의 봉사단원도 포기하지 않고 오랜 기다림 끝에 캄보디아로 떠나는 비행기로 모두 함께 떠나는 감동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저는 봉사라는 것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이에는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우리 가족들이 있고, 종합병원급으로 현지에서 봉사활동이 가능하도록 참여해주시는 많은 봉사단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모두 개인의 여가시간을 할애하고 체재비를 부담하며 떠나는 일이기에 한분한분 그 결심이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의료 사각지대가 없는 세상을 위해

의료봉사는 봉사하는 마음뿐 아니라 재원마련이 필요하다.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는 개인 체재비, 경상북도 지방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추가적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후원금을 별도로 모금하고 있다. 이우석 회장 역시 사회공헌사업단에 매월 월납입금은 물론 기금 마련 골프대회에 일천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전대 회장님께서 봉사활동 기금 마련을 위한 골프대회 개최의 기틀을 마련해주셔서 많은 회원분들이 참석해 봉사활동 재원 마련를 해주시고 계십니다. 무한한 인력과 시간, 재원이 있다면 좋겠지만 제한된 장소와 시간, 재원 속에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진료를 보지 못하고 돌아서는 현지인들의 뒷모습을 마주하는 순간이 생긴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며 "개개인의 진료시간을 줄이고 더 많은 현지인을 볼 수도 있겠지만 단순 수치만 올리는 봉사가 아니기에 여러 강구책이 필요한 일입니다. 나 혼자 한 봉사는 결코 없습니다. 또한 저 말고도 더 헌신적이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뜻 깊은 상을 수상할 수 있어 감사하고 봉사하는 삶으로서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는 일에 기여하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 더 열심히 환자를 섬기고 나눔을 실천하며 살겠습니다"고 전했다.


박중학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