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엽의 해외여행 감염병 이야기(22)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감염병 15편 <브루셀라증>

지난 시간 <콜레라>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해외여행 중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브루셀라증이란?>
브루셀라증은 브루셀라균(Brucella abortus, B. melitensis, B. suis, and B. canis 등)에 감염된 동물로부터 사람이 감염되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브루셀라증은 우리나라 감염병 분류체계상 제3급 법정감염병이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


# 브루셀라증의 전파
브루셀라균은 양, 염소, 돼지, 소, 낙타, 개 등 동물에서 만성 감염을 유발한다. 브루셀라균에 감염된 동물의 혈액, 대소변, 태반 등에 있던 균이 상처난 피부나 결막을 통해 사람에게 들어와 감염되거나 멸균처리 안된 유제품을 섭취하는 과정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 브루셀라증의 역학
지중해 연안 국가, 중동, 호주, 뉴질랜드,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50만 건 이상의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으며, 2006년 215명 환자 발생을 정점으로 최근에는 매년 10명 미만의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 브루셀라증의 증상 및 경과
브루셀라증의 잠복기는 보통 2~4주(5일~6개월)이다. 질병의 경과는 급성(0~3주 미만), 아급성(3주~1년 미만), 만성(1년 이상)으로 구분하며,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 적절하게 치료받지 않으면 5~30%가 재발한다.

브루셀라증에 감염된 사람은 주로 발열, 피로, 두통, 요통 등의 비특이적 증상을 주로 호소하며 위장관, 간·담도계, 골격계, 신경계, 순환기, 호흡기, 비뇨생식계, 피부 등 모든 장기가 브루셀라균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감염된 장기마다 별도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 브루셀라증의 진단
브루셀라를 임상적으로 진단하는데 도움이 될 저명한 증상이나 특이한 임상 경과가 별로 없고 잠복기가 매우 길기 때문에 직업, 여행력 및 증상을 잘 살펴지 않으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어렵다. 진찰 시 특히 동물과의 접촉력을 잘 물어봐야 한다.

브루셀라증균은 혈액, 뇌척수액, 관절액 등의 검체에서 균 배양을 통해 확진할 수 있다. 빠른 진단을 위해서 검체에서 항원검출이나 유전자 검출을 시도하거나 혈청학적 검사를 시도할 수 있다.

# 브루셀라증의 치료
브루셀라균은 세포 내에 존재하므로 세포 내 침투가 우수한 향균제를 사용하여 치료해야 하며 보통 한 종류의 항균제만으로는 치료에 실패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시사이클린과 리팜핀과 같은 세포 내 침투가 우수한 항균제를 병합요법으로 6주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못하면 증상이 장기화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망률은 2% 미만이다.

# 브루셀라증의 예방
아직까지 사람 브루셀라증을 예방하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브루셀라증 예방을 위해서는 브루셀라균에 오염된 음식이나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살균되지 않은 우유나 유제품은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소가 출산 또는 유산을 하는 경우 전파가 잘 이루어지므로 이후 부산물 등은 최대한 접촉을 피하고 소각이나 매몰 처리를 해야 한다.

야생동물을 손질하거나 도살하거나 브루셀라균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동물의 출산물을 취급하는 사람은 고무장갑, 고글 또는 안면보호구, 가운 등 적절한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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