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에 거는 기대 

[기자수첩]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명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최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SNS를 통해 남긴 말이다. 이 글만 봐도 의정 갈등의 불씨가 의료계 내분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대증원을 두고 임현택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의 불협화음이 연일 노출되고 있다. 단일대오를 해도 정부와 타협이 어려울 시기에 이 같은 내홍은 의사회원들을 넘어 국민들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지속되는 의료 공백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시작은 의협 비대위가 총선 이후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이를 두고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고, 임현택 당선인은 합동 기자회견을 준비해 온 의협 비대위에 제동을 걸었다. 이 때문에 합동 기자회견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 졌다. 

이에 최근 의협 비대위는 임 당선인과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라는 공통적인 목표는 변함없으며, 신속히 상황을 정리해 불합리한 정부 정책 저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적으로 맞는 얘기다. 

임 당선인은 결선 전자투표에서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의료계 내부에서도 큰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특히나 의대증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던 의사들은 그에게 기대까지 거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임 당선인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봉합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현장을 지키는 많은 의료진의 피로가 극에 달하고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있는 만큼 더 이상의 내홍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 당선인은 당장 오는 5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그 첫 시험대는 의대증원이며 이후에도 수많은 의료현안을 두고 정부와 맞서 싸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의료계 내부 갈등을 해소하고 소통을 강화해 의사들이 제대로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의료계 내부 단합과 소통이 정부 정책 방향성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의사들을 포함한 전 국민들은 임 당선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의대 교수들은 쓰러지기 직전의 탈진을 보이고 있으며, 전공의 인력공백 속에서 유지해오던 비상진료체계도 조만간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진료차질에 따른 환자들의 불안과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선 직후 그는 "의협 회장에 당선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뽑았다는 말씀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모두가 임 당선인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국민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