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천식 환자는 3억 5천8백만 명 이상이며 국내 유병률도 3.2~4.7%로 , 증가세를 보인다. 국내 천식 환자 입원율은 인구 10만 명당 65.0명으로 OECD 평균(36.3명)의 약 두 배 에 이르며, 사망률도 OECD 국가 중 3위(인구 10만 명당 2.1명)를 차지하며, 평균(1.3명)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
이처럼 국내 천식 유병률과 사망률이 심각한 가운데, 최근 업데이트된 '2024 세계천식기구의 GINA 가이드라인'에 몬테루카스트(대표 약제: 싱귤레어)의 안전성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며, 천식 환자나 보호자의 관심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원 교수를 만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이 약제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들어봤다.
Q. '2024 GINA' 가이드라인이 최근 업데이트됐는데 주목할 만한 내용은?
최근 업데이트된 '2024 GINA' 가이드라인에는 '임상 진단 순서도의 개정을 비롯해 기침 변이형 천식에 대한 정보, AIR (Anti-inflammatory Reliever) 및 MART (Maintenance And Reliever Therapy) 요법에 대한 정보'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의 천식치료제가 모두 언급된 이번 2024 GINA 가이드라인에는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LTRA)의 신경정신계 안전성'에 관한 내용도 추가됐다. 이는 관련 약제에서 새로운 이상반응이나 데이터가 추가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박스 경고(Box Warning)를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업데이트된 것이다.
Q.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중 하나인 몬테루카스트에 대한 천식 환자나 보호자의 반응과 안전성 이슈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지?
몬테루카스트의 대표 약제인 싱귤레어는 지난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후, 노인 및 소아 천식 환자와 알레르기비염 환자 등 다양한 천식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싱귤레어는 복용 편의성과 효과적인 증상 완화를 통해 국내에서도 20년 이상 처방되며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해 왔다.
지난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몬테루카스트 제제의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에 대해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를 권고하면서 한때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약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변경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이상사례와 몬테루카스트 제제 간의 인과관계를 찾지 못했으며, 오히려 환자들이 약제를 제때 복용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환자들에게 약제의 안전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후 처방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실제로 이상반응을 호소한 환자는 현재까지 거의 없었다. 이는 주변 전문의들도 모두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볼 때,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만나고 해당 약제를 처방하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가 다소 과장된 조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환자들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몬테루카스트뿐만 아니라 동일 기전으로 작용하는 프란루카스트를 처방할 때도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지속해서 관찰하며, 환자들이 안전하게 꾸준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는 대부분 장기 복용할 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노인 등 노약자 환자가 많은 만큼 안전성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약물의 안전성 관련 최신 연구 데이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최근 유럽 호흡기학회 학술지 European Respiratory review에 몬테루카스트가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가 게재됐다. 유럽의 권위 있는 저널에 발표된 이 논문은 '천식 환자에서 몬테루카스트와 관련된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을 설명하기 위해 진행된 연구로, 몬테루카스트를 복용한 천식 환자의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을 평가한 59건의 연구를 검토했다. 연구 결과 '몬테루카스트는 천식 환자의 자살 및 우울증 관련 사건과 유의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 졌다 .
Q. 싱귤레어 처방을 고민하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의료진은 글로벌 천식 진료지침에 따라 진료하며, 약제를 처방하기 전에 신경정신과적 문제에 대해 환자와 상의하고, 환자 복용 후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확인해 의무기록에 남기며, 자살 외에도 불면, 집중력 저하 등의 변화도 세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문제없이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의 처방을 갑자기 변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환자의 약물 반응을 살피며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는 복용하던 약을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중단하지 않고 처방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와 동일한 기전인 프란루카스트에 대해서도 궁금할 수 있는데, 이 약제는 미국 FDA의 허가를 받지 않아 광범위한 글로벌 감시네트워크에서 제외되어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류코트리엔 조절제는 모두 동일한 기전이므로 프란루카스트 역시 FDA의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를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