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제약 해소… 지속가능한 미래 진료 플랫폼
[창간 58주년 기획2/ 초고령화시대 만성질환 관리] 미래의료 '원격의료'
코로나19 영향 기술·산업 성장세
"사회적 합의·법제화 논의 필요"
AI 비대면 문제점 수정·보완 가능"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비대면 기술과 서비스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원격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기술과 산업 또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 의료의 혁명으로 불리는 원격의료이지만, 우리나라는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원격의료는 의료법상 의료인이 컴퓨터, 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원격지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원격의료에는 원격으로 환자데이터를 모니터링하거나 자문하는 행위, 로봇을 활용하거나 다른 의사와의 협진을 통한 원격수술, 그리고 원격으로 진료하고 처방을 내리는 원격진료(비대면 진료)가 포함된다. 원격의료는 시·공간적 제약을 해소할 수 있고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의료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원격의료로 인한 의료의 질 및 안전성 저하, 의료남용, 의료전달체계 붕괴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원격의료의 실현을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며, 원격의료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과 관련 분야 간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등이 선행돼야 한다.
미국의 경우 1990년대부터 원격의료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됐고, 현재는 원격의료가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을 통한 원격진료가 급증하는 등 원격진료의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영국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원격진료를 원격의료로 인정하고 있으며 일본, 중국 등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원격진료를 포함한 원격의료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격의료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원격진료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원격의료 자문, 원격의료 판독과 원격의료 모니터링을 시행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용어 역시 법률적 등의 이유로 원격진료보다는 '비대면 진료'라는 용어로 통용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에서는 △보험수가 △플랫폼 인증 방식 △약 처방·배송 이슈 등이 쟁점으로 꼽힌다. 대한의사협회의 가이드라인과 해외 국가들의 운영 방식을 고려해 코로나19 기간 동안 운영하며 발생한 비대면 진료 문제점을 수정·보완해가는 방식으로 제도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원격의료는 환자의 일상적 데이터의 획득뿐 아니라 이를 기존의 진료 데이터와 통합하고 분석하는 자동화된 통합, 분석기술이 요구된다. 또 원격진료에 따른 공간적인 제한성과 이로 인한 진료에 있어서의 약점을 극복하고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통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핵심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원격의료는 기존의 의료진과 환자 간의 의사소통, 의료 서비스의 제공방식 등에 변화를 수반하게 된다. 기존 의료종사자의 역할과 필요성도 변화될 것이므로 이러한 기술의 적용은 적용 단계에서의 신중한 고려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바이오헬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당시 한시적으로 허용됐다가 이후 시범사업 형태로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 환자 중심으로 운영됐는데 전공의 이탈을 계기로 지난 2월부터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됐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하향 조정 되기 전 비대면 진료에 대한 법제화를 목표로 지난 2020년 이후 여·야 의원들이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가 정쟁으로 치달으면서 입법화가 멈춰선 상황이다. 여기에 의견 대립이 강한 의대정원이슈와 같은 쟁점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합의에 이르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표방하는 회사가 약 30여개가 넘는다. 다양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각각의 비즈니스 모델도 차별화돼 가고 있다. 전문의들과의 1:1 Q&A, 병원 리뷰를 통한 마케팅, 의·약사가 추천하는 제품에 대한 광고 등이 있지만 출혈 경쟁이 심해져 수익성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이다.
원격진료에 대한 제도화가 이뤄지면 의료 데이터 인프라 역량(EMR)과 해외 원격의료솔루션 수주 레퍼런스를 보유한 기업들에게 종합 원격의료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원격진료를 통해 재진, 처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EMR 시스템과의 통합이 필수적이다. 기존 EMR 시스템과의 연동 편의성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의료데이터 활용성에 있어 데이터 인프라 보유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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