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제자 지키겠단 양심 카르텔로 비하… 몰지각한 인식"

정부, 의료계 타도와 개혁 대상으로 여겨… '경악'
"의사 악마화 멈추고 의료 정상화 위해 힘써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병원 등 6개 의대교수와 몇몇 교수 일동이 하반기 모집되는 전공의 수업을 거부하면서 "제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의사 카르텔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는 "제자를 지키겠다는 스승의 양심을 카르텔로 비하, 의대교수들을 범죄조직처럼 악마화한 대통령실의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23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일부 의대교수들이 하반기 모집되는 전공의들의 수업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카르텔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라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의협은 "이 같은 대통령실 행태는 의료계를 국민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의료정책과 제도 수립 및 시행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타도와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는 정부의 몰지각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고위관계자라는 익명에 숨어 망언을 일삼는 용산의 현주소라는 것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또 "이로써 지난 5개월간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자신들의 미래까지 포기하며 극한투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분야에 대한 무지몽매함으로 인해 왜 그토록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등 잘못된 의료정책 추진을 고집한 것인지 배경을 짐작케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대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대하는 이유는 잘못된 의료정책에 저지하려는 전공의들의 투쟁을 끝까지 지지하고, 제자와 스승간 의를 저버리지 않고자 하는 굳은 결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재 가뜩이나 지방의료가 붕괴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수련 특례대로 전공의들이 복귀하게 된다면 전공의들이 수도권 대형병원 인기과로 쏠려 지방의료가 몰락하게 될 위기를 막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의대 교육은 도제식으로 한 사람의 의사를 양성하기까지 어떤 노력과 공이 투입돼야 하는지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며 "이를 잘 알지 못하는 대통령실의 탁상행정식 발언에 의료계는 절망을 감출 수 없다. 정부는 더 이상 의사 악마화를 멈추고, 전공의 및 의대생들이 진정 바라는 바를 수용해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사려깊지 못하고 부적절한 언행은 의료계의 분노를 키워, 현 의료공백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정부가 의료계의 반대에도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강행할수록 의료계의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사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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