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미술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이 '불안'이라는 감정에 주목한 기획전 '불안 해방 일지'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전시는 김미루, 김지영(109), 도유진, 백다래, 신정균, 양유연, 이예은, 이원우, 조주현 등 국내 작가 9인의 작품 34점으로 구성된다. 전시 기간은 8월 7일부터 11월 23일까지.
전시 제목인 '불안 해방 일지'에는 불안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마주하며 해방 일지를 써 내려가고 있는 예술가들의 태도에 주목하고자 한 기획 의도가 반영됐다. 9인의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공통으로 경험한 청년 세대로 이번 전시에서 영상, 회화, 퍼포먼스, 사진, 사운드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에 대해 "현실에서 감각되는 불안을 청년과 여성의 시선으로 다양하게 담아낸 작품을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에 참여한 조주현과 백다래는 청년 세대로서 경험하는 사회·경제적인 문제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목적지를 잃고 떠도는 초현실적인 공간이나 작가의 삶을 의인화한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드러낸다.
신정균과 도유진은 모의 재난 훈련과 불법 촬영 범죄와 같은 현상을 영상으로 탐구하며, 사회 구조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다룬다. 양유연은 장지에 연한 농도의 아크릴 물감을 겹겹이 쌓아서 표현한 빛과 어둠에 가려진 얼굴을 통해 불안함 감정을 시각화한다.
또 이예은은 개인이 경험한 사회의 불안을 무모하면서도 재치 있는 행위의 사진으로 담은 '무모 연작'을 통해 스스로와 관람객을 위로한다. 이원우는 거울 위 다채롭게 변화하는 하늘을 표현한 그라데이션과 '당신의 아름다운 미래(Your Beautiful Future)', '낭만에 대하여(In Terms of Romance)' 등과 같은 문구를 새겨 미래에 대한 불안을 밝게 환기하려고 시도한다.
서울시와 코리아나미술관의 제작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김미루의 관객 참여 퍼포먼스 '비언어적 소통 프로젝트'는 언어로 소통하는 대신 흙을 타인과 함께 만지는 행위를 통해 내면의 감정을 끌어내고 교감하면서 불안을 해방한다.
2020년부터 타인의 콧노래를 수집해 온 김지영(109)이 코리아나미술관의 제작 지원으로 새롭게 구성한 '싱잉 노즈'는 흥얼거리는 콧노래와 일상의 환경음과의 조화, 그리고 이를 악보로 나타낸 드로잉을 통해 개인의 감정을 승화시키고,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감정사회학 연구자이자 김샥샥 연구소를 운영 중인 김신식 교수는 이번 전시에 대해 "9인의 작가들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 불안의 기류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광경을 함께 대면하고 상상해 보길 제안한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통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불안과 공존할 가능성을 택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우리에게 던져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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