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구성 부결… 집행부에 대한 불만은 '여전'
대의원회 임총 열고 의대증원 저지 비대위 구성, 전공의 지원 안건 논의
임현택 "분골쇄신 각오…비대위 구성보다 집행부 믿고 힘 실어 달라" 강조
박단 위원장 "감당치 못하면 물러나야, 무능한 임 회장과 함께하지 않겠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과 집행부를 대신할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는 구성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임현택 집행부는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간호법 등 대정부 협상과 투쟁에 대한 전권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다만, 이날 임총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전공의 비대위는 본인 면피에만 급급한 무능한 회장과 함께하지 않겠다"라며 사퇴를 요구했고, 대의원회 내부 비판 여론이 여전히 나오고 있어 재신임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임 회장과 관련된 불신임은 계속 움직을 것으로 보이며, 전공의들이 임 회장 집행부 내에서는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재차 발표한 것.
대한의사협회는 31일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의대 정원 증원 저지·필수의료 패키지 대응 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
이날 비대위 구성을 두고 많은 찬성과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투표 결과, 총 189명 중 비대위 구성 찬성 53표, 반대 131표, 기권 5표로 부결됐다.
또 의협 대의원회는 사직한 전공의들의 생계지원을 위한 예산도 새롭게 편성했다.
의협 집행부는 앞서 의료농단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공의 지원을 위해 긴급을 요하는 '전공의 생계지원 사업을 위한 지원금 모집 협조 요청'을 시행한 바 있다.
임총에서는 전공의 지원 사업의 지속적 추진과 의료 농단 저지 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한 '예산 편성' 안건이 올라와 의결됐다. 단 고유예산이 아닌 특별회계로 운영키로 결정됐으며, 금액은 5억6388만원이다.
의협은 이날 임총에 앞서 투쟁선언문을 통해 비대위 구성 여부와 무관하게 대통령 임기 끝까지 싸우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의협 집행부와 의료계 각 직역을 질타하며 단합과 투쟁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집행부의 경우 출범 4개월 만에 비대위 구성 임총이 열린 자체만으로도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서툴렀고 오기와 자만, 소통 부족에 대해 철저하게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회원을 위해 모든 집중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병원장과 교수 직역에게는 "의사가 환자 곁에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조차 내려놔 달라"며 "교수 등도 PA 합법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개원의의 경우 SNS 등 소통만이 아닌 후배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며 "젊은 의사들에게는 선배의사들 행동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임현택 회장 역시 임총에 앞서 자신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의사회원들에게 회무를 실패한 것에 대한 사과를 전했다. 간호법 저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변명의 여지없이 자신의 부족함으로 실패했다고 언급한 것.
이에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현명한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성숙한 의협 회장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임 회장은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대의원님들 의견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분골쇄신 각오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부디 비대위 구성보다 저와 저희 집행부를 믿고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날 임총에 참석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임현택 회장의 사태를 강력 요구, 앞으로 의협 집행부와 전공의들의 화합 역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우선 2024년은 대한민국 의료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정부는 의대증원과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를 강행하고 있고, 국회도 의료체계를 왜곡하고 있는 간호법을 통과시켰다"며 "회장과 집행부의 역할이 있지만 의협과 임 회장은 14만 의사를 대표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야 한다"며 "의협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비대위 구성은 결코 해결이 될 수 없으며 대의원들도 이제는 결단을 내리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협 비대위는 자신의 면피에만 급급한 무능한 회장과 함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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