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새로운 길

[기고]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장 최소영

최소영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장은 "앞으로 선보일 치유농업은 품질인증제 도입과 보건·복지 서비스가 연계된 치유농업서비스를 운영하게 될 것이며, 개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사회는 급격한 발전과 함께 개인의 삶의 질에도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기술의 혁신과 경제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변화시켰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시켰다. 성인 4명 중 1명은 인생에서 한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했을 정도로 정신건강 문제는 보편적인 현상이 됐고, 이로 인해 개인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러한 저하된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건강과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서 도심지 밖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농업활동과 농촌환경 등의 자원을 활용해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기 위한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어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치유농업은 국가별로 각기 다른 역사를 갖고 있으나 첫 출현은 1960년대로 추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는 1999년 국가지원센터(National Support Center : 치유농업 증진과 치유농장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기관(건강복지운동부와 농림자원식품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설립)를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치유농업이 활성화되기 시작됐다.

또 2003년에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비용(PGB)으로 농장주와 직접적으로 계약을 맺는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치유농장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후 전국적인 연합이 결성되면서 성장 기반을 더욱 다져나가게 됐다. PGB(Persoons Gebonden Budget)는 정부가 지원이 필요한 국민에게 제공하는 예산으로 개인이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와 돌봄을 직접 선택해 관리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서비스이용권(바우처)과 유사하다.

우리나라는 2013년 농촌진흥청이 주관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치유농업'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치유농업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농업이 의료, 교육, 복지 등 여러 사회적 요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2021년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이 시행돼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되면서 치유농업 연구개발과 현장 확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이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첫 번째, 치유농업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통한 국민의 신뢰성 확보이다. 이를 위해 '우수 치유농업시설 품질인증제' 도입을 준비하고 '치유농업법'을 일부 개정함으로써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2025년 본격적인 인증제 시행을 목표로 세부 인증기준 마련을 위한 고시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설 운영자와 지자체 담당자들의 역량 강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두 번째, 보건·복지 서비스 수요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치유농업과 사회복지사업을 연계해 새로운 치유농업서비스를 다양한 수요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치유농업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했고 사회서비스이용권 맞춤형 치유농업서비스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현재 치유농업 주관기관은 농촌진흥청이지만 사회복지사업은 보건복지부 등 다양한 부처와 지자체, 정부산하 공공기관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실제 활용을 위해서는 사업 주체 간의 협력에 기반한 효과적인 실행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단계적인 전략을 수립해 부처간 협력을 기반으로 향후 공동연구와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선보일 치유농업은 품질인증제 도입과 보건·복지 서비스가 연계된 치유농업서비스를 운영하게 될 것이며, 개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관계인구 확대를 통해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국민의 건강 증진 및 복지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그 밖에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대표모델로써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것이다.


보건신문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