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와 과일 매일 섭취로 건강 업그레이드 실천

[전문가 칼럼] 배윤정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식품영양학전공 교수

배윤정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식품영양학전공 교수

 

다가오는 10월 14일은 올해로 18번째를 맞이하는 '영양의 날'이다. 영양의 날은 지난 2007년 대한영양사협회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품영양 관련 학회인 한국영양학회,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한국식품영양과학회가 함께 균형 잡힌 식생활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이후 한국임상영양학회가 동참해 영양의 날을 기념하고 다양한 행사를 함께하고 있다.

매년 영양의 날에는 식품과 영양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우리나라 국민의 영양 및 식생활과 관련해 가장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주제를 정하고,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한 칼럼을 발표하거나 전문가 세미나와 함께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전 국민이 영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바람직한 식습관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는 영양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해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일상을 무너뜨리고 건강을 위협한 코로나19는 2023년 5월 비상사태가 해제됐으나, 인류의 건강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감염병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어, 감염을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또 우리의 건강 및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의 만성질환 역시 꾸준히 나타나고 있어,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식생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시점에 제시된 2024년 영양의 날 주제인 '영양사와 함께하는 건강 실천, 매일 채소·과일 먹기'는 우리의 건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준다. 

그렇다면, 과일과 채소 섭취는 왜 중요할까? 채소와 과일에 함유된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및 여러 생리활성물질이 갖는 건강기능성을 고려해 볼 때 채소와 과일 섭취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에 정부의 건강정책인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ealth Plan 2030)에서는 건강 식생활 실천율 증가라는 목표 안에 '과일·채소를 1일 500g 이상 섭취하는 인구 비율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세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에서도 '매일 신선한 채소와 과일과 함께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우유·유제품을 균형 있게 먹자'의 내용이 포함돼 과일과 채소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식생활은 기존의 밥, 국이나 찌개, 단백질 급원의 주찬과 채소로 만들어진 부찬, 김치로 구성된 전통적인 식생활에서 서구화된 식사 및 편의 위주 식사로 점점 이행되고 있으며, 점차 채소와 과일의 섭취는 감소하고 있다. 채소와 과일 섭취 부족의 양상을 보이는 생애주기로는 15~18세 청소년과 19~29세 청년이 있는데, 2022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특히 19~29세 청년에서 과일과 채소를 1일 500 g 이상 섭취하는 분율이 9.3%로 전 생애주기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 최근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 역시 조리능력 부족, 혼자 먹기에는 너무 큰 과일과 채소의 판매 단위 등의 이유로 다인 가구에 비해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낮은 문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의 식사는 바쁜 일상 및 불규칙한 스케줄로 인해 편의식과 간편식이 매우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더욱더 과일과 채소 섭취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무조건 채소와 과일의 원재료를 사서 조리하거나 손질하여 섭취하기보다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많이 방문하거나 머무르는 공간, 예를 들어 편의점, 카페 등에서 손쉽게 바로 먹을 수 있는 과일과 샐러드 등을 구입해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 생채소를 잘라서 보관해 두었다가 간식으로 먹는 방법도 채소 섭취를 늘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1인 가구의 경우 판매 단위가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거나, 음식물 쓰레기 처리의 번거로움, 비싼 가격 등을 이유로 과일과 채소의 구매가 쉽지 않기 때문에,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과일과 채소 관련한 조리 및 처리 기술,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메뉴 등에 대한 교육이나 실습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식품 산업계 역시 과일과 채소의 판매 단위 조절, 신선식품 유통경로의 축소 및 다양한 루트 마련 등을 통해 좀 더 손쉽게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10월 14일 영양의 날을 맞아 앞으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채소와 과일을 매일 섭취함으로써 지친 몸과 마음을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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