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 의원이 11일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당초 가루쌀(바로미2) 품종 개발목적은 습식제분 비용이 높은 가공용 쌀 제품 소비 활성화를 위해 건식제분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함이었다"며 "가루쌀이 밀가루를 대체 가능하다는 농진청의 어떠한 연구결과도 없었는데 무리하게 가루쌀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수입밀을 가루쌀로 대체한다며 농진청에서 보급하고 있는 가루쌀 품종이 '바로미2' 품종이다. 가루쌀은 농진청이 지난 2019년에 신품종으로 지정했고 2020년 특허를 출원했다.
농진청이 특허출원 시 명시한 개발목적을 확인한 결과 가루쌀은 습식제분 비용이 높은 쌀 가공제품 소비 활성화를 위해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건식제분에 적합한 품종이 필요해 가루쌀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밀가루 대체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밀가루 대체 특성이 있다는 내용은 단 하나도 없었다.
즉, 가루쌀은 밀가루 대체 목적이 아닌 쌀 가공제품 소비확대 차원에서 개발된 것이다. 농진청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과제 보고서에도 쌀국수 전용품종이라고 되어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2022년 6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농식품부는 식량주권 확보의 일환으로 '가루쌀을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며 가루쌀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농진청은 가루쌀이 밀가루를 대체 가능할지 뒤늦게 연구에 착수한다.
2022년 7월부터 수행한 농진청의 연구개발 과제 개요에 이와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살펴보면 '윤석열 정부가 가루쌀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니 밀가루 수요를 가루쌀로 대체할 수 있는지 연구가 필요하고 가루쌀이 수입밀 대체에 있어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자'는 것이 연구과제의 주요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가루쌀이 밀가루를 대체 가능한지 연구개발이 완료된 후 검증되면 정책을 시행하는게 정상적인 절차인데 윤석열 정부는 이와 거꾸로 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인 빵류에 대한 농진청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니 '가루쌀의 함량이 증가할수록 식빵의 부피는 작아지고 가루쌀에는 글루텐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반죽의 발전을 저해하고 발효로 인한 반죽이 부풀더라도 가스를 보유할 수 있는 막이 없어서 유지를 못한다'고 설명했다. 즉, 가루쌀 자체로는 밀가루처럼 빵을 만들기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밀가루를 대체하지도 못할 가루쌀로 제품화한다며 정부가 추진한 사업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정부가 가루쌀 제품화 지원사업을 추진했지만 시장 수요가 저조해 정부가 전량 매입한 가루쌀의 판매실적이 30% 수준으로 낮았고, 기업들의 가루쌀 제품의 판매실적도 심각한 수준이며 수입 밀 대비 원료곡 가격경쟁력도 낮아 가루쌀의 자생적인 시장 형성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대부분의 가루쌀이 정부 창고에 남아 매입·보관비만 더 늘어날 판이다.
문 의원은 "쌀 가공제품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개발한 가루쌀을 당초 목적에 맞지 않게 수입밀 대체라는 정부정책에 무리하게 맞추려고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며 "가루쌀은 당초 목적대로 쌀 가공제품 전용으로 활용하고 수입밀 대체는 수입밀과 특성이 비슷하고 가격경쟁력도 가루쌀에 비해 높은 우리밀 활성화 정책에 집중해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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