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앞 의대생 1인 시위 "교육부 장관 사과하라"

건국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김창민 학생회장 "공부할 동기 잃었다"
의대생 본분 잃고 고립돼...정부, 현장 의견 수용해 조속히 교육 정상화해야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이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공부할 동기를 잃었다"며 한탄하고 나섰다.

건국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김창민 학생회장은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정책을 규탄하며, 1인 시위에 돌입,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김창민 학생회장은 ▲교육부 장관에 고합니다.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유급이라는 겁박 당장 멈추십시오 ▲의대 5년 단축 당장 철회하십시오 ▲의대생들에게 즉각 사과하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김 회장은 "의대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이슈가 10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어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먼저 죄송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정부가 납득할 근거 없이 졸속으로 의대증원을 추진해 화가 많이 났고, 이에 의대생들은 저항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수단인 휴학계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같이 목소리를 내게 된 계기는 바로 지난 6일 교육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이다.

교육부는 비상대책 발표를 통해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은 내년 복귀한다는 조건으로 할 수 있으며, 미복귀시 유급 및 제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원활한 의료인력 양성 및 수급을 위한 교육과정 단축(예: 현행 6년→최대 5년) 및 탄력 운영 방안도 내놨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교육부는 만약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 혹은 유급이라고 겁박했다"며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지는 장관이 학생들을 향해 이러한 강요와 협박을 서슴없이 하는지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는 교육부 장관의 발언은 의대생을 국가 보건의료에 기여할 인재가 아닌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항세력으로 치부한 것"이라며 "교육부 장관은 모든 발언에 대해 반드시 사과해야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김 회장은 '6년의 의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겠다'는 예시 또한 탁상공론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양질의 교육을 망치는 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게다가 앞으로 몇 곱절이 늘어난 인원을 수용할 강의실, 실험실 등은 언제,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교육할 많은 교수는 어디서 구할 건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김 회장은 "우리는 밥그릇이 뭔지도 모르고, 단지 밤을 새가며 공부하는 학생일 뿐"이라며 "힘든 과정을 버티는 것은 의사라는 직업의 사명감을 지키기 위한 사명감과 보람 때문인데, 정부의 근거 없는 의대증원으로 희망과 동기를 잃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대생들이 공부라는 본분을 잃고, 학교엔 돌아가지 못해 고립되고 있으나 어른들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며 "정부는 학생과 교수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의대교육을 정상화시킬 방법을 찾아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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