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정기평의원회 "정부, 전공의·의대생 복귀 길 열어야" 한 목소리
박근태 회장 "회원 중심 회무·소통 강화,의정 신뢰 회복 절실"
김택우 의협회장 "정부와 접점 찾아 조속한 사태 해결 노력"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 "기성세대가 나서 복귀환경 만들어야"
"새 정부는 신뢰를 바탕으로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소통을 통해 의정 갈등 사태를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합니다."
의료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장기화된 의정 갈등의 해법으로 '정부의 전향적 태도'와 '의료계의 단합된 목소리'를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박근태)는 지난 28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제38차 정기평의원회를 개최하고, 지난 1년간의 회무를 보고하며 의료계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개회사를 통해 제15대 회장으로서 첫 평의원회를 맞이한 박근태 회장은 "지난 1년간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로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으며, 대한민국 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이라며 "새 정부가 신뢰를 바탕으로 의료계와 소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회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로 ▲회원 중심의 소통 강화(홈페이지 개편,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 의사' 신설) ▲보험정책처 신설을 통한 체계적 보험 현안 대응 ▲사직 전공의 참관 매칭 사업 등을 꼽았다.
그는 "2026년도 수가 협상에서 원가 이하의 수가 구조 개선과 불합리한 SGR 모형 대체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며 "앞으로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의체를 구성해 SGR 모형 대체를 우선 추진하고, 원가 이하 수가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사직 전공의를 위한 '참관 매칭 사업'과 연수강좌를 언급하며 "의료계 세대 간 연대와 전문성 강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의협, 시도의사회 등과 연대를 강화해 주요 현안에 단일한 목소리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의료계 지도자들 역시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전공의와 의대생 문제에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기성세대의 역할을 강조했다.
먼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새 정부에 의대생과 전공의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요청했으며, 많은 협의 과정에서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조심스럽게 경과를 전하며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는 데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회원들의 단합을 호소했다.
김 회장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투옥과 면허 정지까지 감수했던 한광수 고문을 언급하며 "경찰 조사를 받으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분이 한광수 선배님"이라며 현 사태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 선배 세대의 희생을 되새겼다.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기성 의사들의 책임을 역설했다.
김 의장은 "정부의 의료 농단 사태가 1년 반이 되어가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제는 잠시 우수한 논리와 정당성, 가치는 내려놓고, 전공의들이 희망을 갖고 학생들은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우리 기성 의사들이 먼저 나서서 환경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답보 상태인 협상도 의협 집행부가 잘 해낼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지금 한 걸음 더 내딛는 것만이 과거 9.4 의정 합의의 트라우마를 넘어 이번 의료 농단을 끊어낼 유일한 길"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정섭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광주광역시의사회장)은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새 정부 출범 후 교육부,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이 늦어지며 의대생 유급 및 복귀 문제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사 운영 유연화 조치가 없으면 '트리플링' 현상으로 의학 교육의 질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며 "7월 내 학생들이 복귀하고 9월에 동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의협과 상생의 교착점을 찾아 의료 정상화에 나서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한편, 이날 평의원회는 장기화된 의료 위기 속에서 개원의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와 의료계의 단결을 재확인하며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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