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아 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시기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간과하기 쉬운 점이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학교가 이미 익숙한 공간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다시 만난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부모와의 분리가 겹쳐지면서 크고 작은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 아동들의 경우, 흔히 알려진 적응 문제를 넘어 분리불안장애, 틱장애, 함묵증, 강박증과 같은 정서적 어려움이 관찰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새학기 증후군'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일시적으로 부모와 떨어지기를 힘들어하는 반응은 정상 발달 과정의 일부다. 하지만 증상이 심각해져 등교 거부, 반복적인 조퇴, 또는 신체화 증상으로 이어질 경우는 분명히 개입이 필요한 정신의학적 상황이다.
수인재두뇌과학분당•잠실인지심리센터 이슬기 수석소장은 "분리불안장애는 단순히 엄마와 떨어지기를 싫어하는 수준이 아니라, 손톱 물어뜯기, 머리카락을 뽑는 충동적 행동, 수면 문제, 야뇨•유분증 같은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며, "일부에서는 말과 행동이 위축되어 학교에서는 전혀 말을 하지 않는 함묵증이나,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틱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동이 반복적으로 등교를 거부할 경우 '엄격한 선생님이나 숙제 부담 때문일 것'이라는 부모의 단순 추측에 머물기보다, 정신과적 응급 상황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분리불안장애와 품행장애에서 나타나는 무단결석, 또래 괴롭힘, 또는 시험 불안과 같은 요인은 반드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이슬기 수석소장은 "아동의 불안은 일시적인 발달 현상일 수 있으나, 치료 없이 만성화되면 성인기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먼저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놀이나 그림 같은 매개체를 이용해 내면을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후에는 긍정적 강화기법, 체계적 탈감작법 같은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에는 호흡 바이오피드백 같은 현대적 치료법도 각광받고 있다. 이는 아이가 자신의 호흡•맥박 같은 생리 신호를 모니터로 직접 확인하고 조절해 가면서 불안을 줄이는 훈련이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홈페이지에 따르면, 바이오피드백은 생체 신호를 시각•청각화하여 환자가 자신의 생리 반응을 인지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불안으로 인한 근육 긴장, 만성 피로, 심인성 위장 질환 등에 효과가 있으며, 심리적 통제감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아이가 학교를 거부할 때 부모는 속이 타들어 간다. 하지만 아이를 억지로 등교시키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불안 신호를 빨리 알아채고 전문적 도움을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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