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앞이나 턱밑에 만져지는 작은 혹은 피로로 인한 림프절 부종 정도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종괴가 수개월간 지속되거나 얼굴 마비 증상까지 나타난다면 침샘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귀밑샘(이하선)은 얼굴 표정을 담당하는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인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가 기능 보존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침샘암은 침을 분비하는 침샘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이하선과 악하선, 설하선 등 주타액선뿐 아니라 입술, 혀, 입천장, 볼 안쪽 점막 등에 분포한 소타액선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하선에 생긴 종양은 귀밑에 만져지는 혹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강이나 인두의 소타액선에서 발생하면 입안의 이물감이나 출혈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초기 침샘암은 대부분 통증 없이 천천히 커지는 종괴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안면신경을 침범해 얼굴 한쪽이 움직이지 않거나 입꼬리가 처지는 안면신경 마비가 나타날 수 있으며, 혀의 감각 이상이나 마비, 종괴 부위 통증, 잘 움직이지 않는 단단한 혹, 목 림프절 종대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침샘암은 조직학적 형태가 매우 다양해 수술 전 확진이 쉽지 않은 질환이다. 진단에는 세침흡인세포검사가 가장 흔히 시행되며, 필요에 따라 중심생검이나 절개생검을 추가할 수 있다. 최종 진단은 수술로 절제한 조직의 병리검사를 통해 확정한다.
종양의 크기와 위치, 주변 조직 침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와 MRI를 시행하며, 원격 전이나 림프절 전이가 의심될 경우 PET-CT 검사도 함께 진행한다.
치료는 수술이 기본이다. 절제가 가능한 침샘암은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이다. 이하선 종양은 안면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종양을 제거하는 이하선 천엽절제술이 주로 시행되며, 종양의 범위에 따라 이하선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림프절 전이 위험이 높거나 이미 전이가 확인된 경우에는 경부청소술을 함께 시행한다. 또한 종양이 깊은 부위까지 침범했거나 악성도가 높은 경우, 안면신경이나 뼈, 연조직 침범 또는 림프절 전이가 확인된 경우에는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항암화학요법은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환자의 상태와 암의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시행된다.
강민석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귀밑이나 턱밑에 통증 없이 서서히 커지는 혹이 1~2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얼굴 마비, 목 림프절 종대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침샘암은 조직형이 다양해 수술 전 확진에 한계가 있지만, 조직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종양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악성이 의심되면 가능한 한 신속하게 수술하는 것이 암 치료뿐 아니라 안면신경 기능을 보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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