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선배들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당신을 응원합니다' 발간

  
유방암 환자의 마음을 달래는 책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조주희 암교육센터장과 김임령·윤정희 간호사가 <유방암 선배들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당신을 응원합니다>를 최근 출간했다고 밝혔다.(청림life, 총 272쪽, 18,000원)

<당신을 응원합니다>는 골드만삭스의 후원으로 시작된 ‘브라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 후 삶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여러 건강서적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유방암 치료법 등 의학적 지식은 넘쳐나고 있지만 ‘5년 생존율 91%’에 가려진 유방암 환자들의 진짜 삶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유방암 수술 및 치료 과정을 마치고 1년 이상 투병했던 유방암 환자 40여명을 심층 면담하여 그들이 실제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혀가며 터득한 자신의 본래 삶을 되찾는 방법을 39개의 주제로 풀었다.

유방암 환자들은 수술 후 특별한 이유 없이 불쑥 찾아오는 통증에서부터 흔하게 나타나는 림프부종이나 손발 저림 등을 겪게 된다. 만성피로, 갱년기, 골다공증도 빠지지 않는다.

이러한 때 유방암을 앞서 경험했던 환자들은 몸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두 아이를 기르며 직장까지 다니고 있던 김지수씨(41세)가 그랬다. 그녀는 2009년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지만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자 잠시 자신을 뒤돌아보기로 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이들한테 “엄마는 쉬어야 돼”라고 말할 정도로 힘에 부칠 땐 적극적인 휴식을 취하는 게 회복하는데 중요하다고 했다.

감정적인 부분들도 놓쳐선 안 된다. 유방암은 여성의 정체성을 뒤흔들기 때문에 환자들이 겪는 고통도 배가되기 일쑤다. 주변의 낯선 시선들과 달라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견뎌내느라 우울증에 많이 걸리기도 한다.

지난 2010년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수술 받은 황효정씨가 책 속에서 “감기만 걸려도 전이가 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제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고 애써 괜찮은 척 할 필요도 없다. 감정을 폭발하는 것처럼 주의해야 할 게 혼자서 감내하려는 경우다.

장선영씨(51세, 2010년 진단) 역시 직장인으로서, 엄마로서의 무게감에 눌려 암 진단을 받았을 때조차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남은 건 병 밖에 없단 생각이 미치자 홀로 무척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답은 가족과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있다. 유방암 환자들에게 주위의 관심과 격려, 지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환자 입장에서 바라는 점을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쉽사리 털어놓지 못했던, 그래서 더욱 눈여겨봐야 할 부분들을 가감 없이 실었다.

뿐만 아니라 환자 스스로도 다른 이들을 위해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환자가 챙겨야 할 점도 잊지 않았다. 남편을 비롯한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 또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조주희 센터장은 “누군가는 이미 겪었고, 또 겪고 있는 중이며, 겪을 수 있는 우리 주변의 흔한 이야기들”이라며 “막연한 위로나 교과서적인 조언이 아닌 눈물로 써내려간 이야기들인 만큼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희망을 키워나가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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