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개발위해 '나고야 의정서' 대비 철저히

[신년특집]2014 보건산업, 석학에게 듣는다

  

이형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미국과 유럽 등 경제선진국에서는 경제의 패러다임이 IT중심에서 BT중심으로 변천되고 있음을 이미 파악하고 바야흐로 ‘바이오경제시대’를 대비한 치밀한 예측과 국가적 차원의 투자전략을 세워 강력하게 실행하고 있다.

‘바이오경제시대’를 뒷받침하는 중심기술은 ‘생명공학기술’이다. 그 중에서도 ‘생명공학기술의 꽃’이라고 한다면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약개발이라 판단된다.

이는 의약품이 인류의 질병치료와는 필연적 관계이면서 삶의 질 향상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전자원(생명자원, 생물자원, 천연물)은 이러한 생명공학기술의 필수이자 핵심 소재가 된다. 예를 들면, 현재 질병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의 60% 이상이 유전자원, 즉 천연물에서 유래된 약효물질로부터 만들어 진 것이다.

이렇듯 생물산업에서 소중한 소재인 지구상의 유전자원은 지금까지는 인류공동의 자산으로 인식돼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이런 개념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새 국제규범 제약산업에도 큰 영향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 체결 이후 그 후속조치의 하나로써 2010년 193개 당사국이 모인 제10차 총회에서 ‘나고야의정서(Nagoya Protocol)’가 채택됐다.

이 의정서는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과 이익공유(ABS)’를 위해서 생물자원의 제공자와 사용자들이 취해야 할 의무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50개국이 인준을 하게 되면 국제법적인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모든 생물자원이나 전통지식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국가가 주권적 권리를 가지며, 사용한 생물자원으로부터 파생된 결과에서 이익이 발생할 경우 특정 기술이나 특허처럼 공정한 대가를 자원 소유국에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국제규범으로써 생명공학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하고, 특히 고부가가치산업인 제약산업에도 큰 환경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우리가 외국의 생물자원 활용을 거부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현재 국내 화장품, 의약품 원료 등 생물 산업체의 67%가 해외 생물자원에 의존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해외생물자원의 사용 대가로 매년 약 1조5000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와 같은 규범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과거 기술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생물자원으로부터 의약, 기능성식품, 향장품 등을 개발해 경제적 이익을 얻었지만 막상 그 자원을 제공한 국가에는 직접적인 이득이나 혜택을 주지 않았었다.

따라서 이제는 공짜로 가져다 쓰는 개념이 아닌 이익을 공정하게 나누겠다는 원칙을 갖고 상호합의하에 접근을 한다면 더 호의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기술은 좋지만 생물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오히려 떳떳하게 풍부한 생물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가 있다.

지금 세계 신약개발 동향을 보면 큰 흐름의 하나가 생물자원을 활용하는 ‘천연물 신약개발’이다. 기존의 신약개발이 천문학적 투자액에 비해서 개발효율성이 크게 감소하고 있고, 난치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만성 또는 난치성 질환이 병의 원인을 모르거나 다양한 원인을 갖고 있어서 단일성분의 의약으로는 치료의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고, 전통의약 등 복합성분의 약물이 실제로 만성난치성 질환에서 치료효과가 있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음을 보면서 다국적 제약기업에서도 천연물 신약개발에 기대를 걸고 투자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제약기업에서도 글로벌시장을 목표로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서 천연물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를 준수하기 위해서 국가적 준비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환경부, 미래부, 복지부, 농식품부 등 관련부처의 협력을 통해서 국내 법규제정, 연락기관과 책임기관 지정 등 많은 제도적 장치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앞으로 국제적 조화도 이뤄가야 할 것이다.

우리 생물자원 활용성 넓히는 전략 필요
이러한 국가적 이행 사항과 국제조화가 다 완료될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지금은 우리나라의 생물자원을 활용하는 연구개발을 우선 추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자원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외국으로 ‘대가 지불’의 부담이 없고, 국내 농업을 활성화할 수 있어서 경제적, 산업적 효과도 높일 수 있다.

또 우리 자원의 활용성을 넓힘으로써 자원에 대한 권리를 확대하는 효과도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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