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관절염] 어린이 성장통과 유사한 소아 관절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정형외과 곽윤해 교수

  
이희철(남·40·가명) 씨는 최근 2돌 갓 지난 아들 민찬이가 수술을 받게 돼서 마음이 편치 않다. 6개월 전부터 민찬이가 갑자기 오른쪽 다리를 절기 시작했다. 잘 걷고, 뛰다가 갑자기 주저앉아 울기도 하고, 혼자 일어서는 것도 힘들어했다.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서 엑스레이도 찍고, 초음파 검사도 해 봤지만 별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성장통이겠지’ 생각하고 크게 걱정하지 않고 지냈는데 6개월이 지나도록 아이가 계속 아프다고 해서 대학병원 소아정형외과를 찾았다.

검사결과 골반연골이 다 닳아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민찬이는 화농성 관절염을 앓았던 것이다.

초기에 정확히 진단을 받았다면 어린 아이가 수술을 받지는 않았을 텐데 미안한 마음에 아이 얼굴 보기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부모님이 아이가 다리나 관절이 아프다고 하면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게 성장통이라고 치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장통이라고 단정 짓고 넘어가면 성장통과 증상이 유사한 다른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아이에게 더 큰 아픔을 줄 수 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변형 생기는 화농성관절염

화농성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의 공간인 관절강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상처부위나 음식물을 통해 들어온 세균 감염이 원인이다. 다리를 쭉 펴지 못하거나 걷기 힘들어하고 엉덩이
뼈나 무릎에 통증을 느끼고, 고열과 부종을 동반한다. 식욕감퇴나 권태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정형외과 곽윤해 교수는 “화농성관절염은 즉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성장판이 망가져 다리가 짧아지거나 심한 관절변형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기와 성장통을 합친 증세의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절뚝거림이나 다리 통증 외에 종창(swelling, 붓기) 및 압통(tenderness)을 동반한다면 병원에 가야한다.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되고 통증 부위 피부색이 변한다면 소아 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감기와 성장통을 합친 증세와 유사한 소아 류마티스관절염은 열이 나고 관절이 붓고 통증을 수반하지만 성인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이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드물어 성장통과 유사하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포도막염이나 심막염 등의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관절 기형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만성포도막염을 일으킬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고관절 통증 환아의 85%가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이란 엉덩이뼈와 허벅지뼈를 이어주는 고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막중에 관절액을 만드는 활액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학동기 이전부터 학동기에 걸쳐서 고관절 혹은 슬관절 통증과 파행(절뚝거리면 걸음) 그리고 고관절 운동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은 10세 이하 소아의 고관절 통증과 파행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응급실에 내원한 고관절 통증 환아의 약 85% 정도를 차지할 정도다. 특별한 조치 없이도 안정을 취하면 저절로 좋아지고 휴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에 대한 부모님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곽윤해 교수는 “아이들의 관절질환과 성장통은 증상이 유사해 분간하기 어렵다”며 “아이가 관절 통증을 호소할 때 보호자가 성장통이라고 자가진단하지 말고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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