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도약 위한 생태계 조성 급선무

창간 48주년 특별기획/'HT강국'을 꿈꾸다

  

이태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수석연구원

 

◆ 신약후보물질의 확보 방안

리피토의 특허만료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아스트라제네카를 인수하기 위해 1180억 달러를 제시했지만 성사시키지 못했다는 뉴스를 최근 접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에 국내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혁신형 제약기업 43개사를 선정했다.

이는 2020년에 세계 50대 순위에 들어가는 3개의 제약기업을 키워 제약산업 7대 강국으로 들어가기 위한 비전 실행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신약개발 많은시간·개발비 필요
그러면 매출 500억 달러 이상을 내는 회사가 생존을 위해 매출 250억 달러의 회사를 인수하고자 하는 현재의 글로벌 제약산업 환경에서 국내 제약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생태계가 조성돼야 하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글로벌 신약개발 과정은 질병에 대한 기초연구와 신약후보물질 발굴, 전임상 및 임상과정 등을 거쳐야 하는, 10년 이상의 긴 시간과 10억 달러 이상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는 대장정이다.

현재 전세계 수많은 곳에서 연구 개발 경쟁을 통해 매년 30여개 정도의 글로벌신약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기업의 규모로는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해 초기연구부터 진행하기에는 너무 벅찬 것이 현실이다.

결국 대학교, 연구소 및 병원 등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활용해서 신약후보약물을 만드는 초기 연구과정을 거친 후에, 전임상이나 초기 임상단계에서 제약기업에 전달돼야 한다.

■바이오벤처·제약사 동반성장
그러면 이 신약후보물질의 발굴과정을 누가 맡아서 해야 할까? 첫 번째 방안은 바이오벤처사와 제약사 간의 순환구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7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투자가인 스완슨 씨가 UCSF대학의 보이어 교수가 지닌 유전자조작 기술의 가치를 보고 투자해 제넨텍 (Genentech)이라는 바이오벤처회사를 설립했다.

대장균에서 당뇨병치료제 인슐린을 만드는 기술을 엘리 릴리(Eli Lilly)사에 판매한 뒤에 이 회사는 새로운 바이오신약 특히 항체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했고, 그 결과 2008년 매출이 95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로 성장해 2009년 로쉬(Roche)사에 467억 달러에 인수됐다.

왜 국내에서는 이같이 글로벌신약개발 회사로 성장하는 벤처사들이 탄생하지 못하는가? 여러 원인들이 있지만, 국내 벤처사들의 경우 벤처투자 자금회수가 너무 길고, 벤처사가 투자금만으로는 회사 유지가 어렵기에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초기 기대만큼 신약개발에 집중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 지니고 있는 문제점들을 빨리 해결해서 기술위주의 벤처사들이 더 많이 창업돼야 하며 그 연구결과물을 제약사가 제값을 주고 이어받는 순환구도가 활성화 돼야 국내 제약사의 앞길이 밝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다시 시도되고 있는 코스닥 전단계인 기술거래소의 활성화 방안은 투자자금의 순환을 촉진시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된다. 리스크를 갖고 투자하는 투자가와 연구개발을 통해 성공하고자 하는 기업가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맺어져서 동반성장을 도모할 수 있어야겠다.

■“정부 체계적·효율적 지원을”
두 번째 방안은 효율적인 신개념 정부지원 방식이다.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여서 환자들에 대한 혜택을 높이기 위해 최근 설립된 미국의 NCATS(National Center for Advancing Translational Sciences)와 유럽의 IMI(Innovative Medicines Initiative)기관이 좋은 예이다.

이 기관들은 모두 정부가 투자한 조직으로, 기업의 요구사항을 감안해 신약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지원체계를 가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와 같이 정부 주도하에 기술개발, 정보공유, 기술이전 등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기존 제약사가 갖고 있는 신약개발의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약개발자들이 새로운 기술과 장비 그리고 다양한 신약개발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야 신약개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한 회사가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정부지원을 통해 통합적으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연구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신약개발지원센터도 하나의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신약파이프라인’구축… 상승효과
1980년대 중반부터 정부는 신약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의 기초연구 능력과 신약개발후보물질 발굴능력, 전임상 및 임상능력이 크게 성장해 이제는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력이 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학교, 연구소, 병원, 벤처사, 제약사 등에 산재돼 있는 아이디어, 기술, 신약개발능력들이 서로 합쳐질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 네트워크의 형성이 필요하고 여기에 제약사의 투자와 벤처투자가들이 접목될 때 비로서 신약개발을 위한 큰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을 통해 신약개발을 위한 생태계가 조성되면 국내 제약사도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신약파이프라인을 갖출 수 있고, 국내에도 지식산업의 확산을 통한 경제도약이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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