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통합정보시스템 "혼란만 키워"

최동익 의원, "진정한 콘트롤 타워 역할 해야"

메르스 사태 이후 정보 공유를 위해 만든 '메르스통합정보시스템'이 혼란만 가중시키는 등 제대로 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메르스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방자치단체에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교육부, 국민안전처 등 관계부처에는 별도의 안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인해 메르스 발생 현황에 예의주시해야했던 관계부처들은 시스템의 접속은 커녕 존재자체도 알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법무부, 인사혁신처, 관세청, 해수부, 금융위, 국세청 등 메르스 사태와 밀접한 관련이 없어 보이는 6개 정부기관은 시스템 접속을 신청해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관들은 사법시험, 5급행정공채시험, 보세사시험, 도선수습생시험, 공인회계사시험, 세무직 면접시험 등 각종 시험의 수험자 중에 메르스 접촉자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스템 접속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복지부는 시스템 구축 후 보건소가 관할지역 내 접촉자를 직접 관리하며 시스템에 주요 내용을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시스템 운영 하루만인 6월 4일, 보건소의 데이터 입력 및 수정권한을 제한해버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건소는 접촉자 관리사항을 일일이 팩스로 전송해야 했고, 팩스 특성상 수신 확인이 불가능하고 대량 접촉자 발생으로 문서 발송이 몰리면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여 매번 보건복지부에 전화 확인을 해야 했다.

그러나 전화마저 불통인 경우가 많아 보건소는 본연의 임무인 환자와 접촉자 관리보다 부수적인 행정처리에 더욱 시달려야 했다는 것.

보건소의 이런 호소를 반영해 복지부는 6월 9일 입력권한을 재부여했으나 입력오류가 많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다시 입력을 제한하는 등 오락가락 방침으로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실제로 복지부는 ‘메르스 환자 발생 의료기관 접촉자 조사 및 관리방법 및 실적 제출 안내(6/8)’, ‘평택성모병원 메르스 접촉자 조사 및 실적 제출 안내(6/9)’, ‘보건소 접촉자 밀착관리 실시 관련 협조 요청(6/10)’ 등의 공문을 발송해 매일 오후 2시, 매일 오후 12시, 매일 오후 18시까지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요청해 일선에서는 메르스통합정보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각종 기관에서 쏟아지는 공문, 제대로 된 매뉴얼조차 없는 생소한 메르스통합정보시스템, 기존 수기 보고, 밀려오는 민원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접촉자 관리 등 기본적인 국가위기대응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는 보건당국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지자체와 보건소는 혼란만 가중됐다.

이에 최동익 의원은 "메르스 발생 전 만들어 놓은 대응지침이 있었지만 융통성없는 관료주의적 행정절차에 불과했기에 실제상황에서 무용지물이었다"면서 "보건복지부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감염병에도 곧바로 대처할 수 있는 일상적 위기대응체계를 갖추고 유사시 관련 기관이 언제든지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진정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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